구제역 방역 '나몰라라' 농협 임직원들 외유

입력 2000-04-13 00:00:00

합천군의원·공무원도선진지 견학 계획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민·관·군이 비상근무 중인 가운데 군의원과 농협 간부들이 해외여행에 나서 농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합천 가야농협(조합장 최덕규)은 지난 10일, 조합장과 이사 및 간부 11명이 부부동반으로 선진농협 견학을 내세워 2박3일간 일정으로 일본을 다녀 왔다.

이에 대해 가야면농민회 회원들은 12일 오후 2시 "축산농가가 죽느냐 사느냐 하는 판에 방역대책은 세우지 않은 채 해외 나들이나 즐기는 것은 농심을 무시한 처사"라며 사죄와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또한 이들은 오는 17일부터 합천군의회 의원, 공무원 등 19명이 선진지 견학을 이유로 9박 10일간의 러시아 등 유럽 6개국을 여행키로 한데 대해서도 강력 성토했다.

주민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군의원들이 비상사태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군민의 혈세 6천만원을 들여 해외 나들이를 즐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 했다.

합천군은 경남도내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사육, 지난해 10만3천두(206억원)를 일본 등지로 수출 했으며 올해도 11만두(220억원)의 수출계획을 세웠으나 전면 중단돼 지역 경제가 흔들릴 지경에 놓였다.

한편 양돈농가와 전 공무원들은 지난달 29일부터 군 경계지역 14개소에 1일 126명을 동원해 검역소를 설치, 24시간 구제역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鄭光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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