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리포트-지나친 호객행위 오히려 쇼핑 방해

입력 2000-04-07 16:41:00

백화점 남성복매장 정장봄 정기세일에 맞춰 남편 정장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갔다. 쇼핑에 소극적인 남편에게 옷 구입과 함께 외식을 하자고 백화점 나들이를 부추겼다.

남성 정장 매장에 갔을 때 이게 백화점인가 싶을 정도의 생각이 들었다. 남성 판매원들의 행동이 시장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편안한 쇼핑을 원하는 고객의 마음 정도는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남성 판매원들이 자사 브랜드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최우선은 고객이 아닐까.

판매원들이 남성이고 의욕 또한 적극적이다 보니 한 브랜드를 보고 다른 브랜드로 이동하기가 부담스러워 금방 주눅이 들어버렸다. 남편의 얼굴은 불그락푸르락했다.

판매원이 불친절하거나 외모로 소비자를 차별 대우하는 것은 불쾌한 일이지만 반대로 과하게 응대하는 것 역시 불친절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

남편 정장을 구입하고 세일 적용을 받긴 했지만 분명 느긋하고 여유있는 쇼핑은 아니었다. 내 돈 주고 물건 사는데 쇼핑 날 내내 마음이 언짢아 오랜만에 만들었던 외식 분위기도 망쳤다.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판매원의 자세와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해 주려는 백화점의 배려를 기대하는게 아직 이른 일일까.

김수경 (대구시 중구 대봉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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