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열전지대-경북칠곡

입력 2000-04-05 00:00:00

민국당 이수성 후보가 출마하기 전까지만해도 칠곡은 한나라당 이인기 후보의 독주가 예상되던 곳이었다. 그러나 민국당 이 후보가 뒤늦게 뛰어들면서 민주당 장영철 의원이 불출마로 돌아서는 바람에 한나라당과 맞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두 후보는 또 서울대 법대출신 사제지간이라는 점에서 색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민국당 이 후보가 이같은 관계를 강조하면서 '페어플레이'를 선언했지만 물밑에서는 흑색선전, 성명전에서부터 고향시비에 이르기까지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변호사인 한나라당 이 후보가 지난 10여년 동안의 지역관리로 다진 바닥표와 한나라당 지지도를 업고 지지세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면 국무총리와 민주평통수석부의장 등을 지낸 민국당 이 후보는 '영남정권 창출론'을 내세우면서 바람몰이를 통한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 후보는 자신이 왜관읍 석전리에 살고 있는 토박이라고 강조하면서 민국당 이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후보는 1차 합동유세에서 "제자가 10년간 닦아온 지역에 스승이 뛰어든 것이 스승이 할 도리냐"며 민국당 이 후보를 정면에서 비난하기 시작했다.

반면 민국당 이 후보는 '칠곡에서 청와대로'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칠곡의 힘으로 대구.경북을 껴안고 영.호남을 넘어 전국을 껴안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창출하겠다"며 대권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의 대권론에 일부 지방의원들이 가세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 후보 측은 "대권에 도전하려면 서울 종로에 출마하지 왜 태어나지도 않은 칠곡에 나오느냐"며 정면에서 반박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 후보가 '인물론'에서는 다소 밀리면서도 지역 한나라당 정서를 업고 있다면 민국당 이 후보는 지난 대선 이후 한나라당 탈당 등 '갈지(之)자 행보'를 보인 것도 '이수성 바람몰이'의 걸림돌이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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