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 아이가 "선생님은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누구를 찍으세요" 하면서 "신문을 보거나 방송을 들으면 영남은 ○○당, 호남은 ○○당, 충청도는 ○○당으로 싹쓸이를 한다는데 왜 지역마다 한 쪽으로 치우쳐 있습니까"라고 질문했다.
순간 당혹감을 떨칠 수 없었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매우 난감했다. 선거철만 되면 상대방을 헐뜯고 자신을 내세우는 이전투구의 모습, 특히 자기 당의 자리 수를 하나라도 더 채우기 위해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리는 일이 너무나 안타깝다.
무엇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을까. 오로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한 선거전략의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국민들은 너나없이 모두가 하나요 한민족인데 어찌 자기네들이 나라를 조각 내고 있을까.
아이들에게 이런 지역감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곤혹스런 때가 한두번이 아니어서 교사들은 선거때면 늘 참담하다. 버려야 할 것, 물려주어서는 안되는 유산이라면 서슴없이 버려야 한다. 그리고 국정무대에서 나를 대신해 손색없이 일할 사람에게 소임을 맡겨야 한다. 이제는 지역주의 망령을 쫓아내자. 그래야 자라나는 다음 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안태준(포항초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