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떼먹기 韓-美의원 우애 과시

입력 2000-03-31 14:41:00

한국에서 국회의원 출마자들의 납세실적이 상식수준을 밑돌아 말썽인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의원들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 비난의 대상이 되고있다.

해마다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세금 납부 실적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미국 국세청은 30일 하원의원들과 이들의 보좌관 가운데 8.4%와 상원의원과 보좌관들의 7.55%가 각각 세금을 제때에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정작 자기 세금은 제대로 내지도 않은 채 지난 2년여동안 개혁의 필요성을 부르짖으며 국세청을 몰아댔다는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으며 비율은 한국 보다 낮을지 몰라도 뻔뻔스럽기는 대동소이한 셈이다.

국세청 보고에 따르면 하원의원과 보좌관들의 5.97%는 세무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신고는 했어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고 상원의원과 보좌관들의 4.98%도 같은 입장이었고 나머지는 신고를 마친 후 할부로 납부하고 있다.

이들이 미루고 있는 세금은 모두 1천5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백악관 직원들의 세금 체납 비율은 6.56%로 의원들보다는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며 체납액은 65만2천210달러로 집계됐다.

국세청은 백악관 직원들의 체납 비율이 13%를 넘던 지난해에 비하면 크게 개선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체 연방정부 공무원의 3.33%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전체 국민의 체납 비율은 8.12%다.

의회는 지난 92년 국세청에 대해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세금 납부 실적을 조사하도록 지시했으며 국세청은 해당 공무원의 신상은 밝히지 않고 있다.

올해의 보고서는 지난해 가을에 제출된 자료들을 토대로 한 것으로 의원과 그들의 보좌관들까지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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