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디스플레이 새천년 핵심기술

입력 2000-03-30 14:13:00

'LCD, PDP, FED, ELD…'. 도대체 무슨 말일까. 최근 'PDP'가 화제에 올랐다. LG전자가 최근 개발한 60인치 PDP TV가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첨단전자박람회 '세빗 2000'에 출품된 뒤 인도 뉴델리공항으로 옮겨지던 중 감쪽같이 사라졌다. 60인치 PDP TV는 세계적으로 LG전자와 일본 마쓰시타만 보유한 첨단 TV. 앞서 나열한 것들은 차세대TV나 모니터에 사용될 평판디스플레이(FPD:Flat Panel Display)의 종류. 반도체, 2차전지와 함께 21세기 정보통신분야 3대 핵심기술로 꼽히는 평판디스플레이의 세계를 살펴보자.

◇평판디스플레이의 종류

평판디스플레이는 말 그대로 얇고 평평한 화면을 뜻한다. 기술적으론 화면 크기 대비 제품 두께가 3분의 1 이하면 평판. 반세기 가량 디스플레이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것은 음극선관(CRT:Cathod Ray Tube, 브라운관)이었다. 음극선관은 전력 소비가 많고 화면 크기에 비례해 부피가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동전화기와 노트북 보급에 힘입어 저전력, 소형 디스플레이의 필요성이 제기되며 주목받는 것이 평판디스플레이다. 평판디스플레이는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형과 별도의 광원(백라이트)이 형광체를 자극해 빛을 내는 수광형으로 나뉜다.

▶LCD(액정디스플레이:Liquid Crystal Display)

수광형의 대표주자는 단연 LCD. 액정으로 빛을 내는 방법에 따라 크게 STN(Super Twisted Nematics)과 TFT(Thin Film Transistor)로 나뉜다. 전자를 수동매트릭스, 후자를 능동매트릭스 LCD로 부르기도 한다. 지난 95년 TFT가 STN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전까지 LCD 시장은 단연 STN의 독주였다. 컬러 노트북이 대중화되면서 중형(10~20인치) 화면을 만들 수 있는 TFT의 시장 점유율이 STN의 3배 이상이 됐다. 현재는 TFT LCD가 평판디스플레이의 대명사가 됐다. STN은 이동전화기, 전자계산기 등에 사용된다.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lasma Display Panel)

수광형의 맏형은 PDP다. TFT LCD로는 30인치 이상 화면을 만들기 힘든 반면 PDP는 50인치 이상 대형화면 제작이 비교적 쉽다. 벽걸이TV 등에 사용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다. 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40인치 PDP TV가 상용화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PDP의 원리는 두 장의 유리기판에 네온 등을 채운 뒤 한쪽 유리에 형광물질을 바르고 다른 쪽 유리판에서 전압을 가하면 방전현상이 일어나며 자외선이 방출된다. 방출된 자외선이 형광물질과 부딪히며 빚과 색을 내는 것이다.

▶ELD(전계발광디스플레이:Electro Luminescent Display)

PDP의 아성에 가장 강력한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 ELD다.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LCD용 백라이트로 주로 사용됐다. PDP나 TFT LCD와 달리 국내 개발 열기는 그다지 높지 않다. 빛을 내는 발광소자 물질에 따라 무기EL과 유기EL로 나뉘며 최근 활발한 기술 개발이 이뤄지는 쪽은 유기EL이다. 두께는 최소 1.8㎜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FED(전계방출디스플레이:Field Emission Display)

FED는 2차원 격자무늬로 배치된 전자 발생원에서 방출된 전자를 앙극에 덮어 씌운 형광체에 부딪혀 빛을 내는 것이다. 음극선관의 전자총 수백만개가 유리기판 위에 촘촘히 배열돼 일제히 전자를 쏘아내는 식. 가격, 크기, 해상도, 시야각도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평판디스플레이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LCD를 대체할 차세대 주자로 인기를 한 몸에 누렸다. 그러나 양산에 따른 기술 한계를 극복 못해 PDP에 시장을 선점당했다.

◇평판디스플레이의 시장성

TFT LCD의 가공할 성장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전세계 평판디스플레이 시장규모는 약 200억달러(약 2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TFT LCD가 차지하는 비중은 85%인 약 169억달러선. 시장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TFT LCD의 시장 규모는 2천만대를 넘어 2002년 3천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2005년 평판디스플레이 시장규모가 약 430억달러(약 47조3천억원)에 이르러도 TFT의 비중은 여전하다는 것. 이밖에 시장 비중이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은 PDP와 FED. 이들 모두 양산에 성공해 대형TV 등에 채택될 경우 시장 판도는 다시 한번 급격하게 바뀔 전망이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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