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지역정서에 거품공약 뻥튀기

입력 2000-03-28 15:43:00

이번 총선 역시 지역분할 구도라는 빗나간 조짐이 나타나자 한나라당 대구지역 후보들은 각종 정책 개발·제시는 아예 뒷전인 채 지역정서에만 의존하는 소위 '묻지마'전략에 열을 올리며 유권자들을 오도하고 있다.

정부.여당 또한 최근 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 대구지하철 국비지원 등 '총선생색용'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위천국가산업단지 지정 등 민감한 지역 현안은 부산.경남지역을 의식해 외면, 유권자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27일 김운용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민주당 소속)이 발표한 2003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구시 유치승인은 총선을 의식한 정부.여당의 공약(空約)이란 지적을 받고있다.

김위원장이 지난 24일 문희갑 시장에게 전화로 U대회 유치의사를 확인, 문시장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이 전부인데도 서둘러 대구시 U대회 유치승인으로 발표해버렸다는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2001년 U대회 유치를 희망했으나 실익이 없는데다 실내체육관.수영장.야구장 등 경기장건립 재원마련이 만만찮아 포기했었다"면서 "경기장건립 공사기간과 시민여론 등을 감안할 때 U대회 유치가 쉽지않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건설교통부가 지난21일 발표한 대구지하철 2호선 건설비 1천407억7천만원 국비지원도 KDI 용역결과 대구지하철 1호선 불균형 국비지원액으로 밝혀진 3천786억원중 올 예산에 이미 책정된 1천억원을 새로 반영키로 한 것 처럼 '재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반면 야당인 한나라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고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위천국가산업단지 및 검단동 종합물류단지 국가단지 지정을 비롯한 지하철 1호선 연장구간 국비지원,'지방교통공단' 설립 등 대구 현안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총선 본격 돌입전 부터 영남권을 휩쓸고 있는 지역색에 편승해 '한나라당 외에는 찍을 데가 있느냐'는 식으로 유권자들의 지역정서만 자극, '청색바람'에만 매달리고 있다.

뜻있는 유권자들은 "각 정당의 정책을 비교해 보고 지역을 대표할 인물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어려워진 인물본위로 냉정히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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