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3가지 갈림길

입력 2000-03-23 15:01:00

'거래소냐, 코스닥이냐. 아니면 제3시장으로 가야 하나'

주식시장이 '혼조세'를 보여 투자자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거래소와 코스닥이 22일 '동반상승'했으나 지속적 상승추세로 판단하기엔 불투명한 상황. 증시의 무게중심도 코스닥-거래소를 오고 가 투자자들은 "종잡을 수 없다"는 반응. 제3시장에 뛰어들려 해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3가지 갈림길에서 투자자들은 시장과 종목의 '흐름'을 타는 투자자세로 '무장'해야 할 시점이다.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22일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기관과 개인이 '극과 극'의 투자패턴을 보여줬다. 외국인이 2천528억여원, 기관이 711억여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3천814억여원을 순매도했다.

현대증권 김병영 대구지점장은 "환매부담 때문에 기관이 당분간 매수여력을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며 "외국인만의 '외끌이' 장세로는 지속적 상승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860~910포인트를 오가는 박스권 장세가 될 것이란 전망.

김지점장은 종목 선별에 어려움이 따르는 개별종목보다는 핵심 블루칩에서 목표수익률을 낮춰잡는 투자패턴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외국인이 매수하거나 하방경직성이 확인된 종목, 해외DR(주식예탁증서)보다 원주 가격이 낮은 종목 등이 유망하다는 것.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물산, 신성이엔지 등을 김지점장은 추천했다. 반면 증권주에 대해 김지점장은 수수료 인하경쟁으로 향후 수익성이 나빠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중한 투자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2일 코스닥 시장은 개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8일만에 큰 폭(13.37포인트 상승)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지수 240선 내외에 대기물량이 많아 등락을 반복하는 박스권장세의 가능성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

21일 대구에서 열린 '코스닥 및 제3시장 투자설명회'에서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박종현 코스닥팀장은 "장기적으로 코스닥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관.외국인들의 코스닥 종목 편입이 강화될 것이고, 산업의 중심축이 코스닥에 많이 포진한 만큼 향후 전망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유.무상 증자 물량 때문에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4월 중순까지 조금씩 사는 것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박팀장은 코스닥 투자종목을 고를 때 'CEO(최고경영자)'의 핵심기술 보유현황과 마케팅 능력을 살피고, 업종이 앞으로 각광받을 산업인가를 고려하라고 충고했다. 인터넷과 통신, 반도체, 네트워크, 바이오테크산업을 향후 주도산업으로 꼽은 박팀장은 앞으로 주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림라인, LG홈쇼핑, 한통하이텔, 주성엔지니어링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박팀장은 덧붙였다.

제3시장에 관한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는 3S커뮤니케이션 유재경이사는 '코스닥 및 제3시장 투자설명회'에서 "제3시장은 기회의 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달말에 개장되는 제3시장엔 100여개의 기업이 초반에 거래될 것이고 인터넷과 정보통신, 영상 및 의료 등을 테마로 하는 기업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게 유이사의 전망.

제3시장의 특징을 '고위험(high risk), 고수익(high return)'으로 설명한 유이사는 종목을 제대로 고를 경우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종목 선택시 심도있는 연구, 조사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부의 정책을 비롯한 투자환경, 경영자의 마인드와 능력, 재무사항, 기술 및 영업력 등이 유이사가 언급한 투자종목 선정시의 유의사항. 특히 구체적 아이템이나 시장성, 매출 없이 '무늬만 벤처'로 행세하는 기업을 구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이사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기술력에다 사업성을 겸비한 기업들이 제3시장에 많이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터넷 웹사이트 등을 통해 관련 기업에 대한 정보획득과 공부가 뒷받침된다면 기대한 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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