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지입차주들의 울분

입력 2000-03-23 00:00:00

"구린 구석이 없다면 왜 피하는 겁니까"

22일 오후1시 대구시 달서구 장기동 대한물류(주) 앞길. 탱크로리와 대형화물차를 몰고온 10여명의 지입차주들이 대한물류에 자리한 (주)아진운수 등 8개 화물운수업체를 상대로 거친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아진운수 대표 정모씨가 지난 수년간 500여명의 지입차주로부터 매달 지입료 명목으로 1인당 25만~30만원씩 돈을 걷고도 일거리를 주지않았다"며 울분을 털어놨다.

시위를 이끈 전국화물차주연맹 중앙추진위원장 엄명섭(40)씨는 "정씨가 지난 98년 아진운수를 고의부도낸 뒤 측근들을 내세워 7개 법인을 추가 설립해 지입차주들을 분산시켰다"며 "지입료를 내지 않은 차주들에겐 연체이자를 물리고 산재보험료까지 받아 착복했다"고 말했다.

25t 트레일러 차주 조모(51)씨도 아진운수로부터 화물차를 구입할 당시의 매매계약서와 위수탁 관리운영계약서를 내놓고 정씨를 성토했다. 조씨는 "같아야 할 계약날짜가 서류상 2년이나 차이가 나고 화물차 번호판까지 다르게 기재돼 있다"며 "정씨가 계약서마저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씨의 요구를 듣지 않은 30여명의 지입차주들은 정씨에게 차를 뺏기거나 번호판을 떼이기까지 했다는 것.

이들은 경찰의 해산요구에 앞으로 계속 시위를 벌일 것을 결의한 뒤 자리를 떴다. 하지만 2시간 동안 기다리며 면담을 요구한 이들의 시위에도 정씨는 핸드폰마저 꺼놓은 채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金辰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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