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두 그룹의 새로운 시도

입력 2000-03-22 14:03:00

젊은 작곡인들이 모여 21세기 디지털시대에 맞는 음악의 새틀을 짜고 젊은 성악인들이 모여 아카펠라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모듬소리'를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젊은 그들'이 만들어낼 새로운 소리. 새 봄, 음악이 젊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영남 전자음악협회

컴퓨터로 음악을 만든다. 기존의 악기가 흉내낼 수 없는 영역의 소리를 조합해낸다. 이색적인 음악이라고 불릴수도 있지만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음악인들의 당연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영남대학교 작곡과 전자음악 전공 학부생들과 대학원생들이 '영남 전자음악협회'를 창단했다. 이 학교 진규영.이영수.김병균교수가 지도를 맡는다. 창단연주회는 오는 28일 오후 7시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영음홀.

이번 무대를 준비한 사람들은 음악의 21세기 비전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디지털시대, 전자악기가 갈수록 힘을 발휘하는 이 때, 기존 악기만을 고집하면서 곡을 만드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연주회 팸플릿부터 색다르다. 연주곡목밑에 펜티엄Ⅱ, 펜티엄Ⅲ, 신디사이저 종류 등이 들어간다. 어떤 기기를 이용해 소리를 만들어냈는지 알려주기 위함이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시간예술인 음악에다 공간예술인 미술까지 동시에 보여준다. 조형작품을 무대 중앙에 둔 뒤 조명을 비추면서 음악을 흘린다. 컴퓨터로 만들어진 신비스런 음색이 흐르면서 작곡자가 주제로 정한 '인간 내면에 대한 관찰'을 관객이 스스로 느끼게끔 만든다.

회원들의 무대 외에 2명의 외국인도 전자음악의 진수를 보여준다. 뉴욕대학 음악 기술부문 지도자 연합회 조교수인 로버트 로(Robert Rowe)씨와 오사카 예술대학 교수 카츠오 우에하라(Kazuo Uehara)씨.

로교수는 헝가리 전통 관악기인 타로가토와 컴퓨터 음악을 혼합한 '쉘스(Shells)'를 연주하고 카츠오씨는 일본 전통 악기인 '비와'소리와 컴퓨터 사운드를 섞은 '이클립스(ECLIPSE)'를 들려준다.

연주회 당일인 28일 오후 1시에는 카츠오씨가 전자음악에 대한 강의도 할 예정. 문의 053)810-3558. 崔敬喆기자

◈챔버 레이디스싱어즈 합창단

화음은 소리에 입체성을 부여한다. 혼자 부르는 소리와 합창(合唱)을 비교할 때 합창이 비교우위에 서는 이유 중의 하나다. 한가지 더. 소리에 무게를 주면서 장엄함을 보여줘야할 때 합창은 또다시 진가를 발휘한다.

어울려 내는 절묘한 화음. 합창을 사랑하는 또 하나의 단체가 대구에서 만들어졌다. '대구 챔버 레이디스 싱어즈 합창단'. 구성원은 모두 성악을 전공한 사람들이다. 프로 음악인들인 셈이다.

갑자기 태어난 것은 아니다. 이 단체의 전신은 '나사렛 합창단'. 지난 97년 결성됐다가 외환위기 때문에 불과 4개월만에 해체됐었다.

지난 20일 창단된 이 단체는 30명의 구성원들이 모두 20대. 이름처럼 모두 여성들이며 음악대학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다. 그래서 젊은 소리를 내겠다는 포부를 당연히 갖고 있다. 국내에서는 잘 시도되지 않는 아카펠라를 할 계획도 갖고 있다.아카펠라의 어려움은 반주없이 어떻게 정확한 음을 잡아낼 수 있는냐는 것. 하지만 아카펠라를 통해 합창음악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향후 이 단체가 들려주는 곡의 40%정도는 아카펠라로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첫 연주회는 오는 5월쯤. 매달 한번씩 대구.경북지역 교회를 순회하며 성가곡을 부를 계획이다. 정기연주회는 오는 11월 대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 예정.

지휘자 김도운(49.대신대 교수)씨는 "대구의 합창음악이 갈수록 뒤떨어지고 있다는 걱정에서 이 단체를 만들게됐다"며 "새로운 소리, 신선한 소리, 탄탄한 소리를 들려주겠다"고 말했다. 문의 053)629-5293~4.

崔敬喆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