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인 운동 균형잡힌 식사 피로야 가라

입력 2000-03-22 14:36:00

나 오늘 출근하기 싫어! 왜? 피로하니까!

40대 직장인 김씨는 매사가 괴롭다. 아침이면 일어나기가 괴롭고, 낮에는 기운이 없어 괴롭다. 피로 회복제, 각성제…가 좋다고? 천만에. 보약까지 먹어 봤지만 도움이 안됐다. 이때문에 일과 후 집에 들어가면 곧 바로 누워야 하고, 일요일엔 하루 종일 잠만 잔다. 그래도 헛방. 자꾸 몸이 나른하고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다.

더욱이 지금은 나른한 봄. 다른 많은 사람들도 쉽게 피로를 느끼는 계절이다. 이때문에, 혹시 몸에 무슨 이상 있는 건 아닐까… 은근히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두가지의 피로

피로에는 '국소 근육피로'와 '전신 피로'가 있다. 달리기를 한 뒤 종아리 근육이 아프거나 팔 굽혀펴기를 하고 난 다음 가슴근육이 아픈 것 등은 '국소 근육피로'이다. 운동을 하면 피로물질이라는 것이 근육에 쌓임으로써 빚어지는 현상이다. 이것은 조금만 쉬면 곧 해소돼 몸이 정상으로 돌아간다.

'전신피로'는 조금 다르다. 말 그대로 온 몸이 피곤 상태로 빠지는 것. 요즘같은 봄날에 더 심하다. 갑작스런 일교차로 신체 리듬이 깨지기 때문. 그러나 이런 형태의 피로는 대개 일시적 현상이다. 자연스레 없어진다. 유별스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

◇병적인 피로

하지만 휴식을 취해도 피로감이 없어지지 않고 6개월 이상 계속되면 문제가 다르다. 이것은 만성피로라는 것. "몸에 이상이 있으므로 치료를 하라"는 경고 메시지이다.

만성피로의 원인으로는 바이러스 감염, 면역체계 이상, 산소·영양소 결핍, 젖산 등 노폐물 축적, 각종 신체 조절기능 이상 등이 거론된다. 물론 간이 나빠도 피로한 법이지만, 이때는 급성피로가 더 흔하게 나타난다.

피로감과 함께 기침이나 열이 나고, 호흡에 곤란이 있거나, 몸무게가 빠진다거나 머리가 아프면, 의사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빈혈, 당뇨, 갑상선 질환, 폐결핵, 류머티스 관절염 등 다른 질환이 피로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피로를 예방하려면?

피곤증의 가장 큰 원인은 불규칙한 생활이다. 따라서 일상 속에서 습관을 바르게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운동을 하면 혈액순환이 빨라져 몸 속 노폐물이 밖으로 배출되고 신진대사도 좋아진다. 운동으로 전신 지구력이 좋아지면 그만큼 피로감을 덜 느끼고 회복도 빨리 된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 균형잡힌 식사도 피로를 예방한다. 습관성 약물은 피로회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글 이종균기자

도움말 이정범교수

(경북대 가정의학과)

◈◈한방에서는

피로는 예부터 권태·무기력·쇠약 등을 뜻해왔다. 원인으로는 사려과다(思廬過多) 등 정신적 스트레스, 소화기능 허약, 원기 허약, 폐·신장 기능 허약, 외부의 여섯가지 나쁜 기운, 무절제한 생활, 운동부족으로 인한 기혈(氣血) 순환 장애 등이 꼽힌다.

적당한 수면, 규칙적인 생활, 목욕, 가벼운 운동이나 레크리에이션, 마음을 밝고 명랑하게 갖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등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 고른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소화 잘되는 담백한 음식과 녹황색 채소가 좋다.

가정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목덜미에서 내려 오다 첫번째로 나타나는 척추 뼈의 좌우 3cm정도 되는 부위를 아래쪽으로 계속 눌러주는 지압법이 있다. 내장 기능을 풀어주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어 피로감을 없앨 수 있다. 인삼즙이나 오미자차를 마시는 것도 한 방법.

한약 복용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원기 허약으로 인한 피로에는 인삼양영탕, 과로로 인한 피로에는 보중익기탕,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오는 피로에는 귀비탕·온담탕·소요산, 운동부족으로 인한 피로는 보중익기탕·황기인삼탕 등을 쓴다.김종대 교수(경산대 부속 대구한방병원 5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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