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365일 가운데 350여일 산을 오르는 사람이 있다. 드라마 '허준'에 나오는 약초꾼도 아니요, 일터가 산속에 있는 특수직 종사자도 아니다. 앞산 등산객들 사이에 '산신령'이라 불리는 대구산악연맹 자문위원장 김갑주(67.대구시 남구 대명11동)씨.
김씨는 하루를 등산으로 시작한다. 새벽 4시 일어나면 곧바로 집부근의 매자골을 오른다. 먼저 하는 일은 한시간여의 체조 몸풀기. 이어 앞산 정상으로 줄달음 친다. 정상에서도 다시 체조와 뜀뛰기로 체력을 다진다.
김씨가 등산을 시작한 것은 30년전. 1m65㎝의 단신에 허리 둘레가 무려 41인치나 됐던 당시엔 의자에 바로 앉기도 힘든 전형적인 '배둘레햄'이었다. 뱃살을 빼기 위한 첫 등산은 무척 힘들었다. 집에서 800m 떨어진 약수탕까지 오르는데 숨이 가빠 두차례나 쉬어야 했다. 그날 이후 김씨는 태풍이 오거나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을 빼고는 쉬지않고 산을 오른다.
1994년 9월. 환갑을 지낸 나이에 김씨는 국제 설악 산악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 오색에서 대청을 지나 외설악으로 이어지는 19㎞의 험난한 코스. 건장한 청년이라도 9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를 4시간 48분59초에 주파했다.
이제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 하지만 김씨의 머리에는 흰빛이 거의 없다. 단단한 허벅지와 군살 떨군 허리. 나이 보다 열다섯은 젊게 보인다.
"모든게 등산 덕분이지". 그는 '산은 만인의 종합병원'이라고 했다. "당뇨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도 게으르면 걸리기 쉬워. 사람(人)이 산(山)에 오르면 신선(仙)이 돼. 맑은 공기, 푸른 나무, 아름다운 돌... 돈 많다고 이런 걸 가질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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