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비리 수사 與野 공방

입력 2000-03-21 00:00:00

병무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되면서 여야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여당 측은 검찰 소환에 불응입장을 밝힌 야당에 성역없는 수사를 주장하며 공세를 폈고 야당 측은 총선 전 정치인 아들에 대한 소환은 정치탄압이라며 맞섰다.

○…민주당은 21일 검·군 합동수사반이 수사에 착수한 이상 본격적인 수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선거전에서 본격 쟁점화를 시도한다는 입장을 세웠다. 야당이 병무비리 수사의 총선 후 연기를 주장하면서 합수반의 소환에 불응키로 한 데 대해 "병역비리자의 국회의원 당선을 묵인하자는 것"이라고 공세를 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성민 부대변인은 "병역비리 수사를 총선 후로 미뤄야 한다는 한나라당 주장은 어떻게든 총선 이전 수사를 막아내 병역비리자를 국회의원에 당선시킨 후 방탄국회로 막아내자는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총선 전 검찰 수사 때문에 총선용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점을 의식하면서도 일단 승산이 있는 게임으로 판단하는 듯하다. 한나라당이 소환불응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이회창 총재 자신이 두 아들을 군에 보내지 않은 원죄를 안고 있어 결코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한나라당은 당장 검찰이 이우재 의원 아들 두 명의 소환을 통보하고 나서자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김중위 병역음해대책위원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 두 아들에 대한 소환요구는 '총선용 공작수사' '권력핵심부에 의한 기획수사'라며 소환불응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야당인사들을 집중적으로 그것도 공개적으로 소환수사하겠다는 것은 야당을 위축시켜 정치적 이득을 보겠다는 비열한 행위"라면서 "모든 국가기관을 여당의 선거도구로 전락시키는 작태"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검찰이 이 의원 두 아들의 소환을 공식 통보하는등 수사를 본격화한 것은 총선을 겨냥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민련은 병무비리에 소속의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나라당과 마찬가지로 강력 반발하고 있다. 소속의원들에게는 소환요구에 불응할 것을 통보하고 당론에 따라 줄 것을 당부했다. 이규양 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20일 "총선 전 병역비리수사는 집권세력에 의한 선거탄압공작"이라며 "수사를 총선 후로 미뤄야 한다는 우리 당의 방침에 따라 소환요구에 불응하겠다"고 밝혔다.

○…민국당은 여당 측을 공격하기보다 경쟁상대인 한나라당의 소환불응 방침을 비난하고 나섰다. 김철 대변인은 20일 "총재 가족의 병역의혹을 받고 있는 한나라당은 병역 비리 수사에 누구보다 겸허해야 한다"며 "소환불응 방침을 천명하기에 앞서 국민이 갖고 있는 의혹을 스스로 풀어야 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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