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험 학습 '학생들 소감'

입력 2000-03-20 14:19:00

지난해 영남공고가 실시한 현장 체험 학습에 참가한 학생은 연인원 7천82명. 1학년 경우 1인당 최소한 2개 종류 이상, 2학년은 3개 종류 이상의 체험에 참가했다. 현장학습이 끝난 후 학생들이 적어낸 체험 소감문은 삐뚤삐뚤하지만 10대다운 순수함이, 불량끼도 보이지만 진정한 느낌이 담긴 글들이어서 학습 효과를 대변해주고 있다. 몇 개의 글을 발췌했다.

▲박성일(아버지 직장체험)=아버지는 중화요리를 만드는 곳에서 일하신다. 아침 일찍부터 시장에 갔다오고, 가게 문을 열고, 청소와 설거지 등에 바쁘셨다. 주방 안이 더워 땀을 많이 흘리시는데 가족들을 위해 일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평소에 도와드린답시고 시늉만 해서 죄송하다. 나도 아버지가 되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봉철(대가족 체험)=친구 집은 가족이 많아서인지 얘깃거리가 풍성하고 할머니를 모시고 있어 전통적인 면이 많았다. 친구집은 부모님이 오시기 전에 먼저 밥을 먹지 않는데 나는 아무 때나 먹는다. 그래서 저녁 먹을 때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 앞으로는 부모님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해야 겠다.

▲배성두(장애체험)=몸이 불편한 장애인들과 함께 3일동안 생활했다. 내가 맡은 장애인을 데리고 화장실에 가서 대소변을 보게 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다. 직접 밥을 먹여주었을 때 "맛있어요"라는 말을 해 보람 있었다. 예전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막상 생활해보니 순수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일주일에 2, 3번 친구들을 꼭 데리고 재활원 원생들과 함께 밥도 먹고 같이 놀아줘야겠다.

▲서윤한(장애체험)=이흥렬 장애인이 살아오면서 겪은 이야기를 들었다. 나약했던 나의 과거가 부끄러웠다. 봉사활동에 적극 참가하고 장애인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도와줘야겠다. 장애인과 비교해 우리가 얼마나 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가족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친구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최인목(하회마을 체험)=병산서원에서 "새는 먹이를 물어주고 새끼를 키워도 부모를 모시지 않지만 사람은 부모를 모셔야 한다"고 강사님이 말씀하셨다. 가슴에 와닿았다. 지금까지 나쁜 말도 많이 쓰고 남에게 잘 베풀지도 못했는데 앞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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