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통 천수이볜

입력 2000-03-20 00:00:00

천수이볜(陳水扁.49.사진) 민진당 후보는 국민당의 반세기 일당 독재를 청산시킬 수 있는 유일한 카드로 인식돼 온 인물. 민진당은 이번 선거가 정권교체에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 2년 전 타이베이(臺北) 시장 선거에서 실패한 천 후보를 총통 후보로 내세웠다.

1994년 12월 첫 비국민당 후보로 타이베이 시장에 당선돼 일약 차세대 지도자로 부상한 그는, 그해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1세기의 젊은 지도자 100명'에 포함됐으며, 작년 10월에도 홍콩의 아시아위크지 선정 '차세대 아시아 정치인 20인'에 들었었다.

남부 타이난(臺南) 출신으로 대만대 3학년 때 법률고시에 합격한 뒤 4학년 때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으며, 계엄 당시 '야당의 대부' 황신제(黃信介)가 시위로 체포되자 자진해 군법재판 변호를 맡았다.

1979년 언론자유 수호운동을 계기로 정치에 입문해 1981년 타이베이 시의원이 됐으나, 1985년 펑라이다오(蓬萊島)라는 반체제 잡지 제작에 참여한 혐의로 8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출소 후 다시 활동을 재개, 1989년과 1992년 연속 입법의원 선거에 당선됐다. 타이베이 시장 재직 때도 원칙론자로 유명해졌으나, 퇴폐 이발소와 매춘 등 '8대 업소(八大行業)'를 일소하는 등 초강경 행정을 펼치다 미움을 사 2년 전 시장 재선에 실패했다.

1995년 경남대에서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받은 적이 있고, 시장 때부터 한국과의 관계 개선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부인 우수전(吳淑珍.49) 여사와 사이에 딸 싱위(幸女予.23)와 아들 쯔중(致中.19)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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