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하사탕'에서 주인공이 철로에 서서 '나는 돌아가고 싶다'고 절규하는 모습은 이를 본 사람이라면 쉬 잊혀지지 않을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굴곡많고 회한어린 삶을 부정하고 이전의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고픈 갈망이 그같은 절규를 토해내게 했겠지만 영화 주인공처럼 극적인 삶을 살지 않았다 하더라도 중년 이상 사람이라면 이따금씩 과거로 돌아가고픈 충동을 느끼게 마련이다.
15일부터 25일까지 동원화랑(423-1300)에서 열리는 '이득춘 유작전'은 바로 그런 이들을 위한 전시회이다. 이 전시회에서 제시된 시점과 무대는 '1950~70년대 한국 시골'. '디지털 정보화'의 시대에 우리가 잊고 살았던 그리운 삶의 모습들을 아련한 향수로 전해준다. 가난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풍요했던, 때때로 돌아가고픈 그 시절을.
'시집가는 날'은 전통혼례식을 올리는 신부의 긴장하면서도 설레는 모습과 주위 친지들이 다양한 표정으로 축복하는 모습이 안정된 색감으로 표현돼 있으며 '애무'는 소치는 아이가 한가하게 소 등에 다리를 얹고 쉬는 모습을 다소 코믹하게 나타냈다. '휴몽'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2마리의 말을 강렬한 색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득춘은 1915년 평양 출생으로 52년 월남, 62.63년 국전에 잇따라 입상한 뒤 부산으로 낙향, 주로 시골 정서를 표현한 작품을 그리다 77년 미국으로 건너가 활동하던 중 3년여전 타계했다. 동원화랑측은 서울에 거주하는 소장가와 접촉, 이번 전시회를 열게됐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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