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손님-분리 불안

입력 2000-03-14 14:22:00

으앙… 유치원 가기 싫어!작년에 유치원에 들어갔던 호영이. 처음 1, 2주가 지나자 유치원 가기가 싫다고 버텼다. 엄마가 화를 내거나 달래야 마지못해 일어선다. 그 뒤 한참은 또 괜찮다 싶더니 대여섯달 뒤 또 도졌다. 아침만 되면 배나 머리가 아파져 며칠간 결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엔 말짱하다. 대신, 엄마와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이런 증상을 '분리 불안 장애'라 부른다. 전에는 학교 공포증 또는 거절증이라 했었다. 일단 겉보기엔 유치원·학교·학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어떤 두려움 때문으로 보였기 때문. 하지만 진짜 원인이 엄마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 때문임이 밝혀진 뒤, 이름이 바뀌었다.

분리 불안은 3세 이전의 아이와, 유치원이나 학교에 갈 나이의 초기 몇개월간에 흔히 나타난다. 정도가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공부나 교우관계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심한 분리 불안 장애의 많은 경우는 과잉보호 가정에서 발생한다예방·치료하기 위해서는 학교 바래다 주는 거리를 차츰 줄여 가거나, 심부름 보내기, 잠자리 분리하기 등 서서히 엄마와 떨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때는 일시적 약물 치료를 할 수도 있고, 증상이 심해 장기간 결석하면 입원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정성훈(경북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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