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서 판가름'-달려온 4당

입력 2000-03-14 00:00:00

민주당과 한나라당, 자민련, 민국당 등 여야 4당은 이번주중 대구·경북권의 지구당 개편대회를 잇따라 개최키로 하는 등 지역에서의 표심잡기 행보에 본격 나서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박근혜 부총재와 홍사덕 선대위원장이, 자민련에서는 김종필 명예총재가, 민국당에선 이수성 고문과 김윤환 대구·경북선대위원장 등이 각각 개편대회의 지원유세에 나섬으로써 3당 간에 뜨거운 득표전을 벌이게 된다. 민주당에서도 이들 3당 간의 틈새를 겨냥, 서영훈 대표 등 지도부가 인물론 등을 부각시키면서 세 확산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민주당은 14일의 공천자 대회에 이어 대구·경북권의 지구당 개편대회를 내주까지 마무리짓는 등 지역에서 본격적인 세몰이에 돌입하게 된다. 특히 이번 선거의 공천자들이 과거와는 달리 인물면에서 다른 당 후보에 비해 뒤쳐질 게 없다는 자신감 아래 지역정서에 맞서 인물론과 지역개발론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개편대회엔 서영훈 대표와 이만섭 상임고문 한화갑 지도위원 등 중앙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 지원유세에 나서게 된다.

우선 대구의 경우 지난 주의 달성군(엄삼탁〃)과 북을(최경순〃)을 시작으로 15일 동구(안원욱위원장)와 수성을(이원배〃), 북갑(안경욱〃), 달서을(정덕규〃)등에서 개편대회를 치르고 17일까지 수성갑(강기룡〃), 달서갑(박기춘〃)과 중구(이치호〃)서구(이헌철〃) 남구(조현국〃) 등으로 이어진다.

경북에서도 지난 주의 영천(정동윤〃) 김천(박영우〃) 영주(이광희〃)에 이어 16, 17일엔 칠곡(장영철〃) 및 경산·청도(송정욱〃)등에서 개편대회를 계속한 뒤 경주(이종웅〃)가 예정돼 있는 오는 23일까지 행사를 모두 끝내기로 했다.

또한 대구의 지구당 개편대회를 완료하는 17일, 김중권 대구·경북선대위원장은 시내 프린스 호텔에서 지역 상공인 30여명과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현안들을 수렴한 뒤 중앙당 측에 지역 공약을 건의키로 했다. 이와 관련, 시지부 측은 최우선적인 공약사항으로 위천단지 조성일정을 총선 전에 가시화하고 대구지하철 사업의 국고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을 김위원장에게 건의해 왔다.

◇한나라

대구와 포항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를 통해 TK 지역 바람 몰이에 나선 한나라당은 지구당별 개편·정기 대회를 통해 지역별 표심 잡기에 돌입한다.

한나라당은 13일 포항에서 이회창 총재 등 당직자와 당원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필승 결의 대회'를 치른데 이어 대구 수성갑과 을구를 시작으로 지구당 정기 대회를 잇따라 개최한다.

특히 한나라당은 대규모 당원 대회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공천 파동과 민국당 바람 재우기에 성공했다고 판단하고 각 지역별 득표 전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우선 14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치러진 수성갑(김만제) 지구당과 수성을(윤영탁) 지구당 개편대회엔 박근혜 부총재와 홍사덕 선대위원장이 참석해 '총선 승리를 위한 지역민의 지지'를 호소했으며 각 행사에는 5천여명의 당원들이 참가했다.

또 15일엔 남구지구당(현승일)과 중구지구당(백승홍) 개편대회를 잇따라 열고 대구 지역 한나라당 바람을 본격 점화 시킬 예정이다.

한편 13일 칠곡과 구미 지구당 정기 대회를 통해 민국당 바람 제압에 나선 이 총재는 21일 박 부총재와 홍 선대위원장 등 당직자들을 대거 이끌고 경주와 경산, 영천 지구당 개편 대회에 잇따라 참석해 경북 지역 표심 잡기에 몰두할 계획이다.◇자민련

지난 11일 대구 수성갑(박철언)구를 시작으로 대구·경북 실지회복에 나선 자민련은 14일 김종필 명예총재가 김천(김동완)과 안동(강성용) 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하는 등 대대적인 세몰이를 시작했다. 지난 11일 대구와 구미를 방문해 자민련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적자임을 내세운 이후 경북 북부에서 재차 표심잡기에 나선 것이다.

김 명예총재는 또 오는 16일에는 1박2일간의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해 5개 지구당 개편대회에 잇따라 참석, 제2의 녹색바람몰이를 시도할 계획이다.

이날 김천과 안동을 방문한 김 명예총재는 이 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 경제파탄 책임론 등을 제기하면서 공세수위를 높였다. 그는 또 "TK정서가 나라망친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 "한나라당의 전신인 김영삼 정권은 집권초기 400억 달러에 불과한 부채를 5년간 1천600억 달러로 늘려 놓았다"고 말하고 "이처럼 우리나라를 빚투성이에 국제적 파산 직전까지 몰아놓은 것이 지금의 한나라당"이라고 강조했다.

김 명예총재는 또 "국민에게 치욕감과 고통을 주고도 단 한번 엎드려 사과한 적 없는 정당에는 더이상 표를 주어서는 안된다"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도와 우리나라를 일으켜 세운 세력들이 모인 자민련만이 제2의 경제도약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국당

이진무·최주영씨 등의 공천반납 등으로 당세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국당은 김윤환·허화평·김현규 최고위원과 이수성 상임고문 등 대구·경북 출신 지도부가 모두 지역에 상주하면서 '불씨 지피기'에 나서고 있다.

이 고문이 13일 지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역구 첫 방문에 나선데 이어 14일 김현규 최고위원이 대구 중구출마를 선언했고 지역 공천자들도 한 자리에 모여 필승을 다짐하면서 지역민심에 다가서는 모습을 연출했다.

또 허 최고위원이 이날 포항북지구당 창당대회를 열어 지지세 회복을 선언했고 선거 시작 전에 지구당 후원회를 다시 한번 연다는 계획이다. 김윤환 최고위원도 14일부터 다시 지역구에 상주하면서 직접 민국당 바람 일으키기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지역구 순방 일정을 짜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민국당의 인기가 저조하지만 지금이 바닥이므로 이제부터 지지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민국당은 오는 17일이나 20일을 전후해서 지구당 합동창당대회를 통해 지역 바람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역 27개 선거구 가운데 18개 지역에만 공천자를 냈지만 민국당은 추가공천은 하지않기로 했다. 득표력없는 후보를 내세우기 보다는 총선 후의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지역 선거구도를 짜겠다는 것이다.

또 민국당의 지역 민심잡기 전략에는 '정호용 전 의원의 합류카드'가 적절히 활용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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