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각 당이 보수층 공략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야권 3당은 물론 개혁성을 부각시켜온 민주당까지 가세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들이 유권자들중 가장 폭넓은 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민주당은 9일 서영훈 대표 등 당 지도부에다 이인영 서울구로갑지구당위원장 등 운동권 출신의 386세대 후보들까지 동원한 가운데 이북도민회와 재향군인회를 방문, 간담회를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 단체의 현안을 청취,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게 공식적인 목적이지만 야당 측의 색깔론 공세를 차단시키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색깔론 시비의 최대 표적이 돼온 운동권출신의 후보들까지 참석시킨 데서 드러나 있다. 서 대표가 간담회에서 "이곳에 온 386세대들은 온건한 개혁사상을 갖고 정치에 참여했다"고 강조한데 이어 이 위원장이 "평생 국가안보를 위해 애써 오신 어른들의 가르침을 받아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원조 보수를 자처해 온 자민련은 보수 대 혁신 세력간의 대결구도로 몰아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같은 기조는 공약 개발, 특히 안보분야에서 두드러지고 있으며 핵 및 미사일 주권 확보,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대북 현금지원 반대, 햇볕정책 반대, 북한의 인권문제 쟁점화등의 정책에서 드러나 있다. 김종필 명예총재도 선거지원 유세를 통해 "여권 고위층 중 찬탁론자가 있다"거나 "빨간 띠나 매고 주먹질하던 사람을 국회에 보내면 나라가 결딴난다"는 식으로 연일 색깔론 공세에 나섬으로써 보수 유권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이회창 총재를 비롯, 당 지도부의 선거지원 유세를 통해 햇볕론 등 현 정부의 대북유화 정책이 안보위기를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다는 등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킴으로써 보수층 표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을 겨냥, 색깔론 불씨도 계속 키워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수도권이 최대 전략지임을 의식, 이곳에 포진한 여당의 386세대 후보 쪽에 초점을 맞추고 간첩단사건 연루의혹 등을 제기하고 있다.
徐奉大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