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春鬪 격랑 예고

입력 2000-03-06 00:00:00

소득격차 커지고 총선 맞물려

IMF 사태 이후 소득감소와 고용불안, 상대적 박탈감 등에 시달려 온 노동계가 올 봄 임금단체협상 기간을 맞아 강도 높은 투쟁을 준비하고 있어 노-사, 노-정간 충돌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임금인상률과 관련, 노동계는 한자리 수를 고수하고 있는 재계와 달리 두자리 수 인상을 요구키로 한데다 이를 4월 총선과 연계하고 5월엔 총파업에 나서기로 해 올 춘투는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계는 IMF 사태 이후 경제성장률과 물가인상률이 12%나 올랐지만 임금인상률은 7%에 불과한데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서 소득상위 20% 계층과 하위 20% 계층간 소득격차배율이 지난해 2/4분기 5.24배에서 4/4분기 5.57배로 나타나는 등 소득분배구조도 날로 악화하고 있어 큰 폭의 임금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구 민주노총은 지난달 대의원대회에서 15.2% 안팎의 임금인상 요구와 함께 노동시간 단축, 구조조정 중단, 조세개혁 등 제도개선 투쟁을 병행키로 하고 오는 8일 대구지방노동청 앞에서 '고용승계, 임금체불 및 부당노동행위 근절을 위한 항의집회' 개최를 시작으로 투쟁 분위기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대구 민주노총은 4월 총선과 관련, 민주노총과 입장이 같은 후보나 민주노동당 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한편 3~5월 집중적으로 지역의 각 사업장에서 쟁의를 벌이고 5월 말 총파업 돌입의 수순으로 임금단체협상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한국노총도 올 임금단체협상에서 노총 차원의 공동투쟁을 벌인다는 방침 아래 최소 13.2%의 임금인상을 요구키로 하고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조항 폐지 등 제도개선 운동과 함께 조만간 구체적 총선참여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대구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IMF사태 이후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삭감과 정리해고를 받아들였던 현장 노동자들이 최근 경기회복과 신흥 부유층의 속출로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되면서 임금인상 기대가 높다"며 "총선시기와 겹쳐 이같은 요구들이 분출돼 올해 임금투쟁 열기는 어느때보다 치열한 양상을 띠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3월 현재 경주교육문화회관, 갑을금속 등 4개 사업장에서 노동쟁의조정신청을 낸 상태며 이 중 2개 사업장에서는 쟁의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기아자동차 노조는 지난 2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올해 기본급 13.7% 인상을 골자로 한 임금인상을 확정했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12.3% 임금인상 및 조기협상을 회사측에 요구했다.

대우자동차판매, 쌍용자동차 등 매각대상에 오른 기업의 노조도 각각 17.7%, 10.9% 임금인상과 수당 원상회복 등을 회사에 요구하고 나섰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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