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핵심 호남서 장악

입력 2000-03-04 15:01:00

지역감정 책임론을 둘러싼 민주당과 자민련간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3일 'DJ정권 2년 호남편중 인사를 고발한다'는 자료를 발표하면서 지역편중 인사를 지적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이 편중인사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민주국민당(가칭)이 출범하면서 흔들리고 있는 '영남표' 재결집을 노린 것이다.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우리 당은 고질적 지역대결의 근본원인이 권력의 지역편중 인사에 있다고 주장해 온 만큼 오늘 그 첫 증거를 제시하겠다"며 이 자료를 발표했다.

한나라당은 자료를 통해 "11.8% 밖에 안되는 호남 출신이 대통령비서실장 등 10대 권력핵심의 50%, 장관급의 35.7%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특히 권력핵심 부서의 사정,인사, 정보, 예산분야 등 핵심요직도 호남이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비서실의 경우 수석비서관급 이상 9명 중 호남 출신이 6명이며 감사원은 감사위원 6명 중 3명, 국정원은 1,2차장 등 요직 8명 중 4명, 검찰은 요직 7명 중 4명, 경찰 요직 9명 중 5명, 국세청 요직 7명 중 5명이며 심지어 국방부 등 군부도 요직 11명 중 호남 출신이 4명이나 되는 등 호남편중이 아니라 '호남독식'상황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 정권이 총선을 앞두고 경찰서 정보과장과 파출소장, 동장과 통장, 관변단체장, 주요 기관장 등 풀뿌리까지 호남화를 기도하고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대오각성해서 인사탕평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사편중 문제를 호남 대 영남의 문제로만 호도해서는 안된다"면서 "호남에 비해 수도권과 영남 강원 충청 등이 불평등하게 차별받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정동영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은 지금 지역주의 선동으로 역사에 죄를 짓고 있다"며 "이는 한나라당이 정치적 위기때 마다 되풀이 해온 고전적 수법"이라고 반박했다.

정 대변인은 "현재 3급 이상 고위직 1천547명 가운데 영.호남 출신은 각각 32.6%와 24.9%로 여전히 영남 출신이 많다"면서 "이 비율은 과거에 비해 영남출신이 4.4% 줄고 호남출신은 5% 늘어난 것으로 극심했던 편중.차별인사가 다소 수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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