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다음은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두 사람의 대화이다. 두 가지 입장 중 하나를 택하여 상대방의 주장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논리를 전개하라.
A:한때 모든 종류의 물리 현상을 설명하는 데 신을 끌어들인 시기가 있었지. 바람, 비, 행성의 운동 그 모두가 신이 일으키는 현상이라고 생각한 거야. 그러나 과학이 발달하자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데 더 이상 초자연적인 요인들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어.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네가 빅뱅(우주의 대폭발)을 설명하는 데 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B:그것은 자네가 신봉하는 과학으로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네. 이 세계는 신비로 가득 차 있어. 아무리 낙관적인 생물학자라 하더라도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문제에 부딪히면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을 거야. 자네는 아주 정교하고 멋지게 만들어진 시계를 보면서 그것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물론 자네는 신이 우주 만물을 창조했다는 것을 증명할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증거도 없다고 보네.
A:물론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네. 그러나 자네의 주장보다는 내 주장이 더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것만은 분명하네. 자네와 같은 사람들은 언제나 그래 왔던 것처럼 무엇인가 만족할 만한 과학적 설명이 제시되지 않으면 마치 기회를 만난 사람처럼 신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네. 그렇지만 과학의 발달은 신이 설자리를 점차 앗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네. 자네도 이제 '과학의 빈자리를 메워 주는 신'이라는 고리타분한 생각이 기껏해야 불확실한 가설에 불과하다는 교훈을 배워야 하네. 시간이 흐를수록 신의 입지는 좁아져만 갈 것이네. 사실 과학은 생명의 기원을 포함한 어떤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도 부족하지 않다고 보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라고는 기껏해야 빅뱅밖에 남지 않은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이미 퇴물이 다 되어 버린 초자연적인 개념에 여전히 의지하려는 자네를 솔직히 이해할 수 없네.
B: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말하자면 나도 마찬가지야. 논의를 위해서 자네의 말처럼 신이 물리적 세계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가정해 보세. 과연 그렇다고 해서 이 세계의 궁극적인 기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한번 더 양보해서 자네의 말처럼 제1 원인으로서의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과학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가정하세.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신의 존재를 부정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네. 신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세. 신의 존재를 설명하는 것과 이미 존재하는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 아닌가? 이 세상은 우연히 생겨난 것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오묘한 질서를 가지고 있네. 설사 현재의 과학이 설명할 수 없다고 할지라도 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네. 우리가 탐구해야 하는 것은 신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과연 신은 어떤 존재일까 하는 것 뿐이네.
A:자네는 지금 신은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네. 그러나 신 자체를 떠나 신의 존재를 믿을 어떤 다른 이유도 없다면, '신이 우주를 창조했다' 고 부르짖는 것은 설득력을 가질 수 없네. 그것은 아무 것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네. 사실 그러한 주장은 무의미한 것일세. 다시 말해 자네는 신을 단지 우주를 창조한 작용 요인으로만 규정하고 있는데 그것은 마치 한 가지 수수께끼를 다른 수수께끼로 대체하는 일에 불과하네. 자네도 '오컴의 면도날' 이라 불리는 원리를 잘 알고 있을 것이네. 이 원리에 따르면, 현상을 설명함에 있어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네. 자네는 신의 존재를 가정함으로써 자연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을 과연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아무 것도 없을 것이네.
B:자네 말은 마치 우주의 기원에 대한 종교적 설명이 공허한 것이 아니냐고 묻는 것처럼 들리는구만. 그러나 그와 같은 관점에서 보자면 과학자들의 설명도 순환적이고 공허하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물체가 떨어지는 이유는 뭔가? 중력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네. 그러면 왜 중력장이 존재하는가? 시공이 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네. 이러한 설명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여도 언젠가는 종착점이 있게 마련이네. 그러면 그 종착점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결국 위에서 언급한 이론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자네가 말하는 과학적 설명이란 기껏해야 한 가지 기술을 다른 기술로, 점차 정교하고 심층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성격에 있어서는 결국 순환적일 수밖에 없는 기술로 대체시키는 것에 불과하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설명이 믿을 만한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우주의 원인에 대한 종교적 설명도 그에 못지 않은 신뢰성을 가질 수 있을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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