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단지가 '애물단지'

입력 2000-03-03 14:54:00

빚을 내 조성한 합천호 관광단지가 준공 8년째를 맞고 있으나 대부분 미분양된 채 방치,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합천군은 지난 89년 합천댐이 준공되면서 주변의 빼어난 경관을 이용해 대병면 회양지구, 봉산면 새터지구, 용주면 봉기지구 등 3곳을 관광단지로 조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92년 6월 총 사업비 63억3천600만원(국비 31억6천800, 도비 15억8천400만원)을 들여 기반조성을 마쳤다.

그러나 군은 관광여건이 성숙치 않은데다 당초 분양 조건마저 까다롭게 내세우는 바람에 8년이 지난 지금까지 35필지 5만9천195㎡ 가운데 18필지 1만878㎡(전체 분양면적의 18·4%)만 분양한 채 17필지 4만8천315㎡는 그대로 남아있다.

군은 지난 97년 10월, 조례를 개정(시설의무 이행보증금)해 규정을 철폐하는 등 분양조건을 크게 완화했지만 여전히 분양이 저조하다.

또한 봉산면 새터지구에 건축된 713㎡ 규모의 관광시설 건물마저 매매는 커녕 임대조차 하지 못한채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군은 군비 15억6천400만원을 투입하면서 빌린 15억원의 기채를 갚지 못한채 혈세로 이자만 물고 있다.

이에 대해 군민들은 "군이 경영수익 차원에서 관광단지를 조성한 것은 이해하지만 주변 여건도 고려하지 않은 투자가 이같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탁상행정을 비난 했다.

합천·鄭光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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