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관리 수칙 소홀 초동대응 등 '낙제점' 경찰 방범 무능 노출

입력 2000-03-02 15:16:00

1일 밤 발생한 대구시 동구 신암3동 경찰관 총기 피탈사건은 주민들의 신속한 신고가 있었음에도 총기 및 범인검거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경찰의 허술한 초동대응에서 비롯했다는 지적이다.

우선 주민의 112신고를 받는 즉시 경찰관 2명이 폭행현장에 출동, 범행장면을 목격까지 하고서도 1명의 범인을 놓치고 실탄 4발이 든 3.8구경 권총을 빼앗긴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꼭 1년전 경북 상주에서 고교3년생이 경찰관의 총기를 빼앗아 출동 경관 2명을 살해한 사건이 있은 후에도 여전히 범행현장에 출동하는 경찰관들이 총기관리를 허술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 권총피탈 현장에서는 30, 40대로 추정하고 있는 범인이 별다른 흉기를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을 '제압'했던 것으로 드러나 경찰력의 방범 무능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비난이 높다.

경찰의 자체조사와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최 경장이 순찰차에서 내려 범인을 쫓는 동안 장 경장은 신속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범인의 도주경로를 찾지 못하고 100m가량 따라가다 다시 순찰차를 타고 주변도로를 헤맨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인1조의 범인검거 안전수칙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최경장도 범인 추격과정에서 공포탄 1발을 발사한 뒤 기민하게 총기사용 요령을 지키지 않고 무작정 범인과 5분 가량 뒤엉켜 격투를 벌이다 총기를 빼앗겼다.

경찰의 범인검거 안전수칙에는 범인과 3m 거리를 유지한 채 투항을 요구한 뒤 공포탄이나 실탄을 발사하도록 돼 있으나 최경장은 한 밤 뒷골목에서 홀로 무리한 검거를 시도했다.

파티마병원에서 치료중인 최 경장은 "범인과 격투도중 혁띠가 풀리는 바람에 총기를 빼앗겼다"며 "추격 당시 범인은 흉기를 지니고 있지 않았으나 격투과정에서 뭔가로 뒷머리를 내리쳐 의식을 잠시 잃었다"고 말했다.

특히 폭행현장과 경찰관 총기피탈 현장을 목격한 주민 3명이 잇따라 경찰에 신고를 했으나 범인 추격과정 동안 추가병력의 출동이 늦게 이뤄져 제2의 범행 우려를 낳고 말았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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