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고르기

입력 2000-03-02 14:05:00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됐다. 자녀들의 공부를 두고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 올해는 7차 교육과정 도입, 영어 및 컴퓨터 교육 강화 등으로 더욱 걱정스러워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학원만 보낼 수는 없는 일. 특히 초등학생은 가정에서 공부태도와 학습법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중요하다.

학부모들이 가장 손쉽게 택하는 것은 학습지다. 학원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도 비교적 높은 학습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 집에서 예습복습을 할 때 개인의 능력에 맞춰 공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따라가기식'은 곤란하다는 게 교사들의 충고. 남들이 한다고 무턱대고 따라 하다가는 아이가 흥미를 잃기 십상이다. 선택부터 아이의 능력에 맞는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

학습지는 갈수록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쏟아지고 있으므로 주위 또래들을 눈여겨보거나 이웃 학부모들의 조언을 듣는 것이 좋다. 영어의 경우 조기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므로 학습지 선택에 특히 주의를 쏟아야 한다.

각급 학교에서는 이미 수행평가가 자리잡는 추세이므로 학습지도 여기에 맞추는 편이 유리하다. 수행평가는 단순히 문제의 정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 장법, 수업 참여태도 등을 전반적으로 살피므로 학습지도 논리적 사고와 이해력을 키워주는 종류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습지는 대개 방문학습과 공부방 형태로 나뉜다. 지도교사가 방문하는 형태는 개인별로 능력에 맞는 교육이 가능하고 성취도를 수시로 점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공부시간이 10~15분으로 짧다. 공부방 형태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1시간 이상 가르쳐주지만 개별학습 시간은 비슷하다. 전 과목 학습을 지도교사 없이 도와주는 형태도 나왔다. 자녀의 성격이나 공부유형을 비춰보고 맞는 형태를 골라야 한다.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전화, 팩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학습지도 등장, 눈길을 끈다. 특히 인터넷 학습지는 주부들의 컴퓨터 활용이 늘면서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학습지 업체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종류, 내용, 학습대상 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찾아보면 유용한 정보가 많다. 아직 기존 학습지에 부가적인 서비스를 하는 형태지만 올해 내로 본격적인 사이버 학습지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의 관심은 선택보다 활용 측면에서 더욱 중요하다. 지도교사가 있다고 여기에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다. 교사가 가르쳐주는 시간이 워낙 짧기 때문에 엄마가 함께 공부한다는 태도로 아이의 공부를 도와줘야 한다.

학부모들은 보통 자녀들이 학습지를 풀어가는 모습에서 만족감을 느끼지만 학부모가 함께 하지 않는 학습지는 효과가 크게 떨어지며 도리어 자녀교육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 초등학교 교사들은 "정답 찾아내기에 급급하지 말고 아이가 어떤 과정을 거쳐 답을 생각했는지 들어보고 계속 흥미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는게 학부모의 가장 중요한 자세"라고 말한다.

한두번 미루다보면 쉽게 쌓여버리는게 학습지다. 이는 곧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스트레스가 된다. 학부모가 관심을 잠깐 놓치면 아이의 공부를 망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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