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영주권 이민 1.5세대의 '조국 사랑'

입력 2000-03-02 00:00:00

"분단된 조국이 있기에 입대했습니다. 한국 남자로서 군입대는 당연한 것 아닙니까"

이민 1. 5세대로 페루 영주권을 가지고도 자진귀국해 군에 입대, 모범적인 군생활을 하고 있는 해병대 제1사단 33대대 9중대 소총수 김상협(24·859기) 일병

김 일병은 지난 92년 온가족이 페루로 이민 가 현지에서 중·고교를 졸업하고 알라스 페루아나스(ALAS PERUANAS) 대학 1학년에 다니던 지난해 8월 군입대를 위해 귀국, 해병이 됐다.

김 일병은 "반드시 고국에서 군대생활을 해야 겠다고 생각하던 참에 지난 96년 우리 대통령의 페루 순방 당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재페루 해병전우회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해병대 입대를 결심했다"고 입대동기를 밝혔다.

김 일병은 또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는 하지만 모든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이미 변해버린 식성과 난생 처음해보는 단체생활, 상상 이상으로 고된 신병훈련 기간 등.

입대 이후 줄곧 김 일병을 지켜본 1사단 정성엽 중령은 "김 일병의 늠름한 모습은 병역비리 수사로 가슴을 졸이고 있는 일부 지도층 인사 및 자녀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할 것" 이라고 말했다.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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