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점포 줄여 금융사 경쟁력 강화

입력 2000-03-02 00:00:00

금융기관에 가지 않고도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화를 이용한 폰뱅킹, 컴퓨터를 이용한 PC뱅킹, 인터넷뱅킹 등이 있다. 폰뱅킹과 PC뱅킹이 금융기관과 고객간 폐쇄적 라인을 통한 거래라면 인터넷뱅킹은 고객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웹망을 통해 이루어지는 개방형이라고 할 수 있다.

폐쇄적일수록 거래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인터넷뱅킹은 폰뱅킹, PC뱅킹에 비해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 세계적 컨설팅기관인 부즈앨런사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 건당 처리비용은 창구거래가 1.07달러로 가장 높고 폰뱅킹 27센트, PC뱅킹 2센트, 인터넷뱅킹 1센트 등이었다.

반면 개방적일수록 고객계좌가 외부에 노출되는 위험이 높아지므로 인터넷뱅킹에는 해킹과 같은 보안상 취약성이 따른다. 이때문에 유수한 은행 가운데에는 영국의 바클레이즈와 같이 인터넷뱅킹에 공을 들이는 대신 주택저당, 신용카드, 재산관리 등에 취중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금융기관측에서 보면 인터넷뱅킹 자체는 그다지 큰 수익원이 될 수 없다. 그런데도 대부분이 사활을 걸다시피 하는 것은 인터넷뱅킹이 갖는 선점효과의 폭발력 때문이다.

어느 금융기관이든 고객수가 많아야 수익이 늘어나는 법인데 인터넷뱅킹에 앞장서야 고객의 모든 금융거래를 자기 은행으로 집중시킬 수 있어 종합서비스 제공과 부수상품 판매 등을 통한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비용측면에서도 인터넷뱅킹은 점포 및 인력감축을 통해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뱅킹 이용자는 1999년말 현재 전체 은행고객의 1%가 되지 않는다. PC뱅킹 이용자가 8~10%인 정도에 비해 아직은 저조한 상태다. 그러나 한국통신이 99년 7월 개발한 인터넷뱅킹시스템인 뱅크타운(www.banktown.com)에 11개 은행이 가입하여 본격적인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개시하였고 이에 더하여 선발은행들은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독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인터넷뱅킹을 둘러싼 금융기관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역에서도 대구은행이 금년 상반기중 독자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여 지역고객을 확보하는 외에 지역성이 없는 인터넷뱅킹의 특성대로 쇼핑몰, 포털사이트 등 국내외 업체까지 연결할 계획이어서 본격적인 인터넷뱅킹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홍원석.한국은행 대구지점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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