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새 천년의 첫 정상외교를 위해 EU(유럽연합) 핵심 4국인 이탈리아, 교황청, 프랑스, 독일을 국빈방문하는 것은 한마디로 지식기반경제시대의 한·EU간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15개 회원국의 통합과 유럽 단일통화인 유로화 출범으로 EU는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4분의 1, 국제교역의 5분의 1을 점하는 인구 3억7천만명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순방을 통해 이들과의 통상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세일즈 외교'를 적극 펼치겠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와함께 오는 2003년까지 디지털 유럽(e-EUROPE) 건설에 주력하고 있는 EU 국가들을 방문해 첨단기술 분야의 선진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목적도 포함돼 있다.
특히 지식정보강국 구현을 위해 중소기업과 벤처 기업의 육성을 강력히 주장해온 김 대통령은 전세계 국가 가운데 중소기업의 강국으로 불리는 독일·이탈리아를 방문해 이들과 '중소기업 협력 선언문'을 채택할 계획이다.
또 이탈리아와 산업협력관 국내상주를 통한 협력증진 방안을 모색하고 독일 기술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중소기업 기술지도 사업을 하도록 하는 방안 등도 이번 방문기간에 추진될 예정이다.
이와함께 세계 경제의 지역주의 심화·확대에 대응해 아시아와 유럽의 공동번영을 위한 협력강화 필요성을 논의한다는 것도 김 대통령의 방문 목적의 한 줄기다.이번 방문기간 김 대통령이 '한-유럽', '아시아-유럽'간 초고속정보통신망 연계사업을 추진키로 한 것도 아시아와 유럽의 협력증진에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김 대통령의 의지를 읽을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김 대통령은 이밖에 이탈리아에서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 그룹 회장단을 접견하는 등 기업간 전략적 제휴를 위한 투자유치 노력을 계속하는 동시에 대구시가 기존 섬유산업을 패션·디자인 산업으로 개편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밀라노 프로젝트'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양국간 협력방안도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반면 김 대통령은 이탈리아, 독일 등이 한국 조선업체의 저가수주 및 과잉설비문제를 제기할 것에 대비, 이는 경제위기시의 원화 평가절하, 설비자동화 등에 따른 생산성 향상에 기인한 것이며 덤핑 수출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프랑스를 비롯한 이들 국가가 우리 방산사업에 참여할 것을 앞다퉈 요구해올 것에 대비해서는 원론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주무부처인 국방부가 가격 등 조건을 고려한 후 협력선을 결정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외교와 함께 김 대통령의 이번 유럽 방문의 또 다른 목적은 대북정책의 지지기반 강화를 들 수 있다.
최근 북한과 수교한 이탈리아를 비롯, 전통적 우방국가인 프랑스, 독일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김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하고 북한의 변화와 개혁·개방을 위한 협력방안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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