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목조건물 또 바뀌나

입력 2000-03-01 00:00:00

다양한시대 건축양식 복합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봉정사 대웅전(보물 제 55호)에서 건축연도를 알 수 있는 일부 자료가 최근 지붕 보수공사중 발견되면서 현존 최고 목조건물의 역사가 또다시 바뀔지에 학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9일 봉정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2시쯤 지붕수리를 위해 대웅전 서까래와 처마를 해체하다 건축연도가 표시된 상량문(上樑文)과 대나무 통으로 만든 기문장처(記文藏處) 등이 발견돼 문화재청 보존과학실 관계자들이 통속에 보관된 고문서를 보존처리한 뒤 내용을 정밀 해독중이라는 것.

겉으로 드러난 대웅전의 건축 골격은 조선초기의 다포(多包)양식이나 반자 등 고려 중기 양식으로 추정되는 단청과 목조 구조가 건물내 모두 8곳에서 발견되면서 문화재 당국은 적외선 촬영과 방사선 탄소연대측정 등의 방식으로 정확한 건축 연도 추정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봉정사 관계자는 "대웅전내 고려 중기로 추정되는 8곳의 건물 양식은 이번에 발견된 '만력 29년(1601년) 대웅전을 보수했다'는 상량문 내용 일부를 미뤄 볼 때 처음 건축 당시부터 존재한 것인지 아니면 1601년 보수 공사때 당시 이 건물보다 더 오래된 타 건물에서 뜯어 온 목재를 사용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통상 대웅전을 미리 짓는 불교계의 사찰 건립 관행과 수백여년의 시차를 보이는 다양한 시대의 건물양식이 복합돼 있는 점 등을 들어 봉정사 대웅전이 현존 최고의 목조건물인 극락전(국보 제 15호)보다 건축연도가 앞설 수도 있다는 일부의 주장이 제기돼 이번 보수공사 과정에서 발견되는 자료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지난 72년 문화재관리국이 봉정사 극락전을 보수공사하다 '고려 공민왕 12년(1363년)에 첫 수리를 했다'는 상량문이 발견돼 맞배지붕 주심포 양식인 이 건물 건축연도가 고려말보다 앞선 고려중기로 추정되면서 당시 현존 최고의 목조건물이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에서 봉정사 극락전으로 바뀌었다.

안동·權東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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