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전세계 통신 감청망인 '에셸런(Echelon)'의 베일이 벗겨질수록 파문이 더 커지고 있다. 에셸런은 국제 산업 스파이 활동을 한 것은 물론, 국제 인권 환경단체를 도청했을 뿐아니라, 세계 유명 인사와 일반인들의 전화 통화 내용까지 도청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에셜런 파문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자.
△폭로 경위=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기자 던컨 캠벨은 1980년 영국 요크셔에서 미국 정보기관 NSA(국가안보국)가 운영하는 통신기지를 발견한 뒤 8년 동안 이 통신기지의 실체를 집요하게 추적했다. 그는 1998년 1월 '감시기술의 발달과 경제정보 남용의 위험성'이라는 에셸런 관련 보고서를 발표함으로써 거대권력에 의한 전세계 통신 감청 의혹을 폭로했다.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은 정보공개법에 따라 정부에 요청해 입수한 NSA의 비밀 문서를 지난 3일 자체 웹사이트에 공개했으며, 이 문서는 에셸런이 80년대 초반 미국 주도로 만들어졌고, 미 국방부 산하 NSA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밝혀냈다.
△감청 방법과 능력=캠벨의 보고서에 따르면 에셸런에는, 미국 NSA와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정보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전화통화와 팩스, E-메일 등의 정보를 시간당 최고 수십억 건씩 감청하고 있다.
미국은 중남미.러시아.아시아.중국 등의 정보를 수집하고, 캐나다는 옛소련 북부지역, 호주는 인도차이나와 중국 북부지역, 뉴질랜드는 태평양 서부지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NSA는 이들 정보를 취합해 산업정보를 미국기업에 넘긴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紙)는 최근 유럽의회에 제출된 보고서를 인용해, 현재 120개가 넘는 위성을 기반으로 한 도청 시스템이 동시에 작동 중이며,이를 운영하기 위한 비용만 한해 150억~2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활동내용=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지난 27일, 에셸런이 정치인들은 물론 고(故) 테레사수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고(故)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 등의 통화 내용까지 도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NSA 전 직원의 말을 인용해, 다이애나비는 국제 자선단체 업무와 관련해 도청 당했고,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아들 마크 대처는 영국과 사우디 간의 무기 거래 때문에 도청 당했다고 전했다. 또 세계적 단체인 국제사면위, 그린피스, 바티칸 교황청 등도 도청 대상이었으며, 교황이나 테레사 수녀의 통화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적 파장=프랑스 변호사들은, P-415 에셸런으로 불리는 세계 최강의 비밀 감청망이 지난주 비밀 해제된 미 NSA의 비밀 문서에서 확인됨에 따라, 미국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더 타임스지가 보도했다. 프랑스 의원들은 1995년 유럽의 에어버스 컨소시엄이 350억 프랑의 계약을 놓친 것도 거래조건 제시가 감청돼 경쟁사인 보잉사에 제공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는 에셸런이 문제되자, 이를 관리하는 NSA에 대해 국내외 통신감청의 법적 기준에 관한 보고서를 60일 이내에 제출하라고 최근 요구했다. 로버트 바 하원의원(공화)은 NSA를 대상으로 한 청문회 소집요구 법안을 제출했다. 상원에서도 바 의원의 주장과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이미 통과시킨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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