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천 후유증의 하나로 김영삼전대통령(YS)이 정치의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아직은 편협한 지역주의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여 부끄러운 우리의 정치의식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야당인 한나라당과 신당(민주국민당)은 물론 여권에 몸담았던 인사까지 지지를 호소하며 YS를 찾고 있다. 이렇게 YS가 우리정치의 중심의 하나로 되는 것은 우선 '후3김시대'의 복원이 이뤄질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이 우리정치는 3김정치로 인해 멍들어 왔던 것이 아닌가. 그 중에서도 편협한 지역주의의 부활은 가장 경계해야 할 사안이다. YS에 정치인이 모인다는 것 자체가 이미 지역주의의 부활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YS는 정치에 훈수를 하면 안된다. 특히 지역주의의 부활을 가져오는 발언은 해서는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YS는 미국에서는 전직 대통령이 발언하는 것은 전통화되어 있는 일이라면서 "전직 대통령도 정치적 문제가 있으면 분명한 입장을 얘기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보여온 침묵 그 자체도 서로 자기당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사실상의 간접적 개입이다. 왜냐하면 낙천자들이나 신당관련자들을 만나는 자체가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또 그러한 의도가 바로 자신이 정치중심에 서겠다는 작전으로 해석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나쁘게 본다면 파당(派黨)의 형성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래서도 안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정치적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것은 지나친 것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는 전직 대통령은 무슨 말이라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YS의 경우는 다르다. 자신의 임기중 전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IMF위기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IMF위기의 원인이 학문적으로야 어디에 있던 간에 가장 큰 책임이 대통령에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일이다. 이는 YS자신도 고백한 일이다. 무슨 낯으로 정치에 훈수를 하려고 하는가.
부산.경남 지역 민심도 그렇게 지역주의에 병들어 있지는 않다. 얼마전 부산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신당창당에 부정적인 견해가 56%나 됐다. 물론 진실은 선거결과가 나오면 밝혀지겠지만 생각만큼은 지역주의가 아닌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전직대통령은 본인의 말대로 국가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나라가 잘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책임있는 처신을 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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