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윤환 고문이 반 이회창 신당창당의 '산파역'을 자임하고 있다.
독자적인 신당창당 선언과 한나라당 잔류의사까지 내비치던 조순 명예총재까지 한 데 묶는 제4당 창당이 성사되기까지 김 고문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김 고문은 22일 한국신당 김용환 집행위원장을 시작으로, 이수성 전 총리, 장기표 새시대개혁당대표, 박찬종 전 의원, 신상우 국회부의장, 조순 명예총재, 이기택 고문을 만나기까지 최근들어 가장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날 밤 10시30분쯤 귀가한 김 고문은 "이제서야 다 꿰맸다"며 이들 모두를 신당에 묶는 데 성공했음을 밝혔다. 지난 92년 대선후보 경선과정에 이어 보여준 김 고문의 대세몰이와 정치적 조정력이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김 고문은 이같은 조정작업을 '꿰매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이날 김 고문의 막후조정역할 과정에는 두 번의 고비가 있었다. 김 고문 주변에서는 이 전 총리와 장 대표와는 당을 같이 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사실 김 고문 본인도 이틀전까지만 해도 "이질적인 사람들과 잡탕식 정당을 해서는 안된다"며 이들의 신당합류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신당추진세력들의 분열과 이회창 총재 측의 회유작업이 가속화되자 김 고문은 모든 세력을 아우르는 작업에 직접 나서기로 마음을 바꿨다. 이 전 총리와는 지난 97년 신한국당 후보경선과정에서 이 전 총리가 제기한 '가이진김(假李眞金)론'(이회창은 가짜고 뒤에는 김윤환이 있다)으로 감정이 뒤틀어 졌었다.
이날 김 고문은 "과거의 섭섭함을 털고 잘해 보자. 이회창은 대안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앞으로 역할이 있을 것"이라며 미안해했고 이에 이 전 총리도 "선배를 모시고 다시 정치에 나서 영남세력 결집에 앞장서겠다"며 손을 맞잡았다.
김 고문은 재야출신의 장 대표와도 스스럼없이 만났다. 그는 "나는 집권당에 있었고 장기표씨는 정권의 피해자였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화해를 위해서도 장씨의 신당참여도 필요하다"며 장 대표의 동참도 끌어냈다.
'리버럴한 보수주의자'를 표방하는 김 고문이 새로운 정치세력 형성에 성공해 '따뜻한 보수정치'의 진면목을 펼 수 있을지 주목된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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