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혁파 압승 인쇄매체 '일등공신'

입력 2000-02-23 00:00:00

개혁파의 압도적인 승리로 돌아간 이란 총선은 근래에 보기 드문 인쇄매체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이란내 방송과 신문들은 총선 기간 내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방송들이 일제히 보수파를 지지하고 나선 반면 신문들은 대부분 개혁파를 편들어 양대 매체가 보수파와 개혁파를 대변해 대리전을 펼치는 양상을 보였다.

이란의 TV와 라디오방송들은 모두 보수파인 최고 지도자 아야툴라 하메네이가 장악하도록 이란 법률은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방송들은 이란 사회의 거센 변화요구에도 아랑곳없이 보수파의 의견만을 반영했다.

하지만 신문들은 달랐다.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언론 자유를 대폭 확대, 각종 개혁파 신문들이 속속 등장했고 이들은 한결같이 개혁파를 지지했다.이란의 변화와 개혁을 노골적으로 주장하는 개혁파 신문들은 보수파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보수파들은 그래서 개혁파 신문들의 보도내용을 트집잡아 잇따라 문을 닫게 만들었다.

개혁파인 압둘라 누리 전 부통령이 발행하던 호르다드지도 보수파의 공격으로 폐간명령을 받은 경우다.

개혁파 신문에 실린 만평과 비판기사 등은 번번이 보수파의 공격대상이 됐지만 개혁파 신문들은 사회여론을 반영한 보도를 계속했다.

특히 아야툴라 모하제라니 문화장관은 보수파의 거센 공격을 무릅쓰고 개혁파 신문들을 보호하는데 앞장섰다.

선거전의 판세를 좌우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서방국가들의 방송과 달리 유권자들과 괴리된 방송은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이란 방송들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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