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전 '금' 대구 컬링팀 키우자

입력 2000-02-22 15:26:00

대구를 컬링의 메카로 만들자.

지난 18일 끝난 제81회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에서 남녀 동반 우승을 이끈 대구(여일반)·경북(남일반)선수단은 경기 후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이들의 눈물에는 비인기종목의 설움과 훈련장을 구하지 못해 새벽 운동을 해야 했던 갖은 고생이 담겨 있었다.

컬링은 서구 유럽에서 탄생한'빙판의 신사 스포츠'로 전세계 40여개 나라에 보급, 확대되고 있다. 이미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국내에는 95년 도입된 후 올 체전에서 정식종목이 됐다.

지역에서는 김경두 국가대표 감독(경북과학대 교수)과 이병근 대구컬링협회전무가 보급에 앞장섰다. 이들은 95년 강습회를 시작으로 동호인들을 모집, 저변을 확대했고 98년 체육회 가맹단체로 승격시켰다. 지금은 배우려는 사람들이 넘쳐날 정도. 다만 훈련장소가 없는 점이 큰 애로다.

지역에서는 아이스링크가 대구빙상장 하나뿐인데다 이를 대구빙상연맹과 아이스하키협회가 운영해 컬링은 밤 늦은 시간 외에는 이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동계체전을 앞둔 1달간의 강화 훈련도 0시~새벽 3시에 했다는 것.

여자 일반부 우승을 이끈 양영순 대구컬링협회 총무(42·코치 겸 선수)는"여자들 입장에서 새벽 운동을 한다는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면서 "말 못할 고생끝에 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만큼 대구시에서도 훈련시간과 훈련장 마련에 대한 배려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컬링협회는 신천수영장을 컬링 동계 훈련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대구시를 비롯 각계에 호소하고 있다.

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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