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한국어 배우기 열풍

입력 2000-02-21 00:00:00

한국인 보다 다소 작고 피부색이 좀 까맣지만 외모에서 풍기는 느낌은 한국인들과 거의 비슷한 베트남인들이 유창한 한국말로 연설을 한다.

발음은 다소 어색하지만 감정과 제스처 만큼은 정확하고 내용 또한 한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동경에서부터 한국인에 대한 따끔한 충고에 이르기까지 여느 한국대학에서 이루어지는 발표회에 못지않다.

이들은 베트남 역사상 처음으로 오는 26일 하노이 국립대학교 대강당에서 있을'제1회 한국어 스피치대회'를 앞두고 지역별 예선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베트남인들이다.

베트남인들에게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켜 베트남내 한국어과와 한국진출기업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번 대회에는 하노이 국립외국어대 한국어과의 노래패가 찬조출연을 하고 하노이시의 체육국이 주관하는 태권도 시범도 곁들여진다.

베트남에는 93년 10월26일 처음으로 하노이 국립종합대에 한국어과가 생긴 이래 지금은 하노이 국립대와 국립외국어대, 호치민 국립인문사회과학대, 하노이 외국어정보대 등에 한국어과가 설치돼 있고 하노이 외국어대에는 한국어과 외에 제2외국어과정으로도 한국어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베트남내에서의 한국어는 북한과의 관계가 멀어지기 시작한 80년대 이후 인기가 시들했으나 90년대 말 부터 '한국을 배우자'는 분위기가 일기 시작, 학생들이 늘기시작했고 최근에는 경제교류는 물론 음악,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 한국바람이 불기 시작해 한국어 열풍이 일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