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에 대한 인간의 갖가지 복잡한 심사를 코믹하게 좇아가며 현실을 풍자한 영화다. 단편영화로 유명세를 떨친 봉준호(31)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일상을 소재로 한 오락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말처럼 영화는 사실적인 것과 만화적인 것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시간강사 윤주(이성재)가 개 짓는 소리에 거슬려 남의 집 강아지를 잇따라 처단하면서 '개 찾기 전쟁'이 벌어진다. 강아지 주인들은 실종된 강아지를 찾기 위해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아오고 관리 사무소 여직원 현남(배두나)은 강아지 전단을 온 동네에 붙이며 삶의 활기를 찾는다.
황당한 상상력을 딛고 서 있는 이 영화는 역설과 위트, 유머를 한데 뒤섞어 놓았다. 교수 자리를 위해 아내의 퇴직금을 케이크 상자에 담아 상납하는 윤주, 강아지 찾느라 업무를 소홀히 해 해고되는 현남, 아파트 경비일은 제쳐 두고 몰래 보신탕 끓여먹는 재미에 빠진 60대 경비원, 틈만 나면 담배를 피워대며 세상을 비웃는 현남의 친구 뚱녀. 바로 우리 이웃에 충분히 있음직한 캐릭터들을 카메라 앵글이 수시로 따라가며 웃음을 유발시킨다. 거액의 촌지 덕분에 대학 교수가 돼 첫 강의를 하는 윤주가 슬라이드 강의로 어둠속에 내몰리는 반면, 일터에서 쫓겨난 현남이 환한 숲속으로 걸어가는 대비가 눈에 띈다. 12세 관람가. (19일 아카데미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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