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고당은 아무리 섭취해도 충치나 당뇨 걱정이 없는 당분이지만 그동안 순도가 50% 전후에 지나지 않아 설탕을 대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치커리 올리고당은 순도가 96%에 이르러 10년이내에 완전히 설탕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치커리 올리고당의 개발에 성공해 4월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갈 채비를 하고 있는 윤종원(39·대구대 생물공학과) 교수는 올리고당 부분에서만큼은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는 권위자이다.
전 세계적으로 9종류가 생산, 판매되고 있는 올리고당은 국내에서도 기능성 음료라는 이름으로 프락토 올리고당, 이소말토 올리고당, 말토 올리고당, 키토 올리고당 등이 판매되고 있는 당분. 설탕이 포도당과 과당의 결합으로 생성된 것인 반면 올리고당은 포도당에 과당이 2~8개 결합된 것으로 칼로리가 전혀 없는 대신 당도도 설탕의 20~30%에 지나지 않아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 이 섭취량이 중요한 것은 올리고당이 항암은 물론 간 보호, 항 콜레스테롤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올리고당의 중요성은 대장속에 있는 미생물과 밀접한 관계과 있습니다. 대장속에는 약 100여종의 100조마리에 이르는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인체에 가장 유익한 비피도 박테리아(비피더스 균)가 가장 좋아 하는 먹이가 올리고당입니다"
비피더스 균은 대장의 상태를 최적화 시키는 박테리아로 유아 때는 대장내 미생물의 95%가 비피더스 균이지만 자랄수록 줄어들어 성인이 되면 웬만큼 장이 건강한 사람도 30~40%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피더스 균의 먹이인 올리고당의 섭취량은 비피더스 균의 성장을 촉진시켜 곧 바로 장의 건강과 이어진다.
윤 교수가 이번 개발에 성공한 것은 치커리 올리고당. 치커리 뿌리를 과즙으로 만들어 다시 효소 처리를 하면 순도 95%의 올리고당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리고당의 순도를 높이는 것은 바로 경쟁력입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올리고당 제품은 대개 순도가 50~60%에 지나지 않습니다. 즉 나머지는 설탕 성분에 가깝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치커리 올리고당은 순도가 95%나 돼 기능적인 측면이나 효과에서 기존 음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입니다"
올리고당 개발은 효소싸움이다. 올리고당이 많이 들어 있는 물질이 있어도 이것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미생물 배양법으로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슈도모나스 속과 잔타 모나스 속의 미생물 효소를 두 가지나 배양에 성공했다. 이 효소는 치커리 속의 이눌린(포도당 하나에 35개의 과당이 연결돼 있는 상태)을 분해시켜 올리고당으로 만드는 것으로, 이 효소의 배양 성공이 곧 치커리 올리고당 개발로 연결됐다.
"치커리 올리고당 생산 설비의 설치가 끝나면 직접 대량 생산체제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현재 동충하초를 이용해 기존의 된장맛을 내면서도 기능성이 크게 강화된 새 개념의 된장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바이오팜이라는 벤처기업을 설립, 대량생산 체제에 들어가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예정입니다"
사실 윤 교수의 올리고당 사랑은 13년전인 8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올리고당 제품생산에 성공한 제일제당(주) 종합연구소의 연구원으로 근무할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에서 프락토 올리고당의 상품화는 물론 대량생산 공정을 개발해 올리고당 음료붐을 일으켰고 교직으로 옮긴 95년 이후 국내외 학술지에 69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세계적인 효소관련 학술지인 EMT(Enzyme and Microbial Technology)의 요청으로 올리고당 관련 논문을 게재하고 탄수화물 관련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는 '탄수화물 생명공학'(미국 휴마나 출판사 발간)에 올리고당 생산 공정기술분야 논문이 실리는 등 올리고당에 관한 한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김치가공 공장 고형 폐기물을 이용한 미생물의 배양기술' '배추 폐기물을 이용한 세균 생산방법'등 11건의 특허를 획득하거나 출원중에 있다.
겨우내 대학원 학생들과 연구실에서 효소 개발과 싸워온 윤 교수에게 내일은 새로운 도전에의 또 다른 하루다.
"차세대 기능 음료인 올리고당 제품은 현재 일본이 전세계 소비량의 60%를 생산하고 있지만 치커리 올리고당의 개발을 계기로 국내 제품들도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게의 껍질에서 주로 추출되는 키토 올리고당을 만드는 효소 개발에 전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鄭知和기자
△부산대 화학공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공학박사)
△제일제당(주) 종합연구소 연구원
△한국 생명과학회 이사(현)
△한국 생물공학회 사업위원회 위원(현)
△대구대 창업보육센터 간사
△대구대 생물공학과 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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