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밸리 추진은 현 산업구조로는 지역 경제를 더 이상 성장시킬 수 없다는 위기 의식에서 출발했다. 지역총생산(GRDP)에서 대구시는 전국 15위, 경북도는 8위로 최하위권. 지역 경제회생의 키워드처럼 떠들던 위천국가공단 지정은 표류상태고, 구미 제4공단은 분양률 10%에도 못미쳐 지역 산업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간 지역 학계에선 21세기 성장 주도산업의 집중 육성,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을 통한 지역 산업구조 고도화 등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디지털산업은 지역이 보유한 인적, 물적 인프라에 비춰볼 때 승산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물적 인프라를 보면 국내 디지털산업 총생산액의 15.3%를 차지하는 생산단지가 구미에 있다. 단일공장으론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삼성전자의 CDMA 단말기 생산공장이 있고, 차세대 10대 유망산업 중 하나인 LCD(액정화면)를 LG전자가 생산 중이다인적 인프라면에서도 지역은 비교우위에 있다. 전국의 정보통신관련 전문인력 중 70~80%가 지역에서 배출됐다는 것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다. 대구·경북지역 1천160여개 업체에 5만6천여명이 디지털 관련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 포항공대 등 지역대학에서 배출하는 고급기술인력은 연간 2만명을 웃돈다. 전자, 기계분야 교수와 연구원 등 연구개발인력은 1천500명이 넘는다. 또 지역 2개 대학이 'BK21 사업'의 전자, 기계분야 연구거점대학으로 지정되기도 했다.이처럼 풍부한 인적, 물적 자원을 보유하고도 디지털산업 전반의 비교우위를 선점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 지역대학의 정보통신 관련학과 교수들은 "기껏 공들여 전문인력을 양성해 봐야 졸업만 하면 서울 등 외지로 빠져나가 버린다"고 푸념한다.
지난 수십년간 지역은 단순생산(팔, 다리)을 키워오는데 급급해 연구시설(두뇌)을 고스란히 뺏겨왔다. 디지털밸리는 지역의 디지털산업 부흥을 주도할 '두뇌'를 만들자는 것이다. 국내외 디지털 관련 연구소 유치, 신기술 도입, 산학공동연구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뛰어난 인적자원을 담아낼 그릇을 만들자는 계획이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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