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 자구이행률 13%뿐

입력 2000-02-16 14:39:00

갑을, 우방 등 지역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업체들의 지난해 자구계획 이행률이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고 올들어 진행 중인 채무재조정 협의도 난항을 겪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갑을은 작년말 목표치 대비 이행률 13%, 우방은 39% 등을 기록해 워크아웃 대상 17개 주채무 계열 중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채권 금융기관들이 부채의 출자전환을 비롯한 추가 지원 여부를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갑을의 경우 회사 요청사항 등을 담은 재조정안에 대해 금융기관간 이견이 커 16일 예정됐던 3차 채무재조정 협의회가 열리지도 못했다. 채권금융기관들은 이미 지난달 협의기한을 넘긴 바 있으며 기한연장 마감일인 19일 협의회를 계획하고 있으나 타결여부는 불투명하다.

우방은 지난해 11월부터 신용평가 회사를 통해 실사를 벌인 결과 올 한해 정상적으로 기업을 운영했을 때 500억원 정도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채무재조정 협상을 벌이는 금융기관들은 출자전환액, 자금 지원 규모 등을 놓고 회사측과 상당한 견해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우방은 작년 한해동안 자산 매각 저조, 신규 사업 등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외형상 부채규모가 워크아웃 이전보다 늘어난 9천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우방은 이달 말까지 협상을 계속해 출자전환, 자금지원 문제 등을 해결할 계획이다.

서한은 이행 계획서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금융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신규 자금 지원 문제를 채권단과 협의 중이다.

23일 채권금융기관 전체회의를 통해 재조정안을 다룰 동국무역도 출자전환 규모 등을 놓고 채권단 내 이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화성산업과 대구백화점은 채무 재조정 없이 당초 채권단과 맺었던 워크아웃 양해각서를 토대로 기업 개선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작년 말까지 목표치 대비 이행률 598%, 2003년 3월 말까지 준수하기로 한 전체 목표치 대비 121%의 실적을 보이며 모든 계획을 초과 달성, 이달 말 워크아웃 조기졸업이 확실시 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벽산, 강원산업, 신동방, 아남 등이 대구백화점과 함께 목표치를 초과달성한 반면 신호, 세풍, 동아, 갑을, 우방 등이 이행률 50%에도 못미치는 계열로 조사됐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16일 기업개선작업을 벌였던 64개 업체의 작년 자구 계획 이행률이 34.3%에 불과해 경영평가위원회가 구성되는 이달 말부터 이행 실적에 따라 채무재조정이나 경영진 교체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李相勳.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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