뤽 베송의 잔 다르크

입력 2000-02-12 14:01:00

반(反) 할리우드 영화의 선봉장인 뤽 베송이 '잔 다르크'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랑블루''니키타''레옹''제5원소' 등으로 프랑스 영화의 희망이 된 뤽 베송은 스펙터클한 15세기 프랑스 고전을 영상에 담아 '잔 다르크'를 탄생시켰다.

프랑스와 영국간 100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프랑스의 성처녀 잔 다르크의 일대기를 화려한 영상에 담은 '잔 다르크'는 스케일부터 웅장하다. 당시 시대상황을 리얼하게 보여주기 위해 크고 화려하게 제작된 의상만도 3천여벌에 이르렀고 갑옷은 250여벌이나 돼 시각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뤽 베송의 체취가 그대로 묻어난다.

뤽 베송은 그동안의 영화와는 달리 잔 다르크를 신비론자나 순교자, 또는 전사로 그리지 않는다. 전반부는 성장과정과 17세가 돼 황태자 샤를 7세에게 메시지를 전한 뒤 '신의 전사'로 영국군을 무찌르는 전쟁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후반부에는 프랑스와 영국의 협상희생양으로 전쟁 포로 신세가 돼 영국군에 넘겨지고 1년여에 걸친 고문과 협박, 취조에 시달리다 결국 화형 당한다. 잔 다르크의 내면 세계를 엿 볼 수 있는 것은 후반부에 가서야 가능하며 뤽 베송은 잔 다르크의 내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잔 다르크역을 맡은 밀라 요보비치를 비롯해 오스카상을 두 차례 수상한 더스틴 호프만, 존 말코비치, 페이 더나웨이 등 화려한 캐스팅도 단연 화제다. 특히 전쟁 장면을 잡아내기 위해 12대 이상의 카메라를 동원했으며, 뤽 베송 스스로가 별도의 카메라를 들고 종횡무진 전장을 누비면서 미세한 장면을 잡아냈다.

'잔 다르크'는 프랑스에서 개봉 후 불과 두달여만에 3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19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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