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목마-대구시 공무원 외국어 바람

입력 2000-02-12 00:00:00

"외국어를 못하면 승진할 생각을 말라"

대구시청에 요즘 외국어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문희갑 대구시장이 최근 간부회의를 통해 "연말까지 시청산하 공무원들에 대한 어학 테스트를 실시하고 이를 근무평점 및 구조조정시 참조하겠다"고 선언, 직원들이 부랴부랴 어학연마에 나선 것.

특히 "인터넷, 디지털 시대를 맞아 영어를 모르고서는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공무원도 영어, 일어, 중국어 중 하나 정도는 상당수준의 실력을 갖추어야 공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며 "나도 3월부터 어학연수를 받겠다"고 약속하는 등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 이 바람에 대구시 공무원교육원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미 계획된 교육일정을 전면 개편, 어학교육 위주로 커리큘럼을 바꾸어야 하기 때문. 주로 근무시간 이후로 강의시간을 잡아야 하므로 시간표 짜기가 쉽지않게 됐다. 먼저 시산하 사무관이상 230여명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이 '공부하겠다'고 답변했으며 이중 영어를 택한 사람이 60%나 됐다.

문제는 6급이하 직원에 대한 어학교육이다. 평소 관심이 없던 고참 공무원들에 대한 어학교육은 장기간에 걸쳐 행해져야 하며 그 실효성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박성로 공무원교육원장은 "6급이하 직원에 대한 어학교육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 전체적인 계획을 수립 못한 상태"라고 실토했다. 한편 6급이하 공무원은 어학 교육을 할 경우 주로 일본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직원들은 "2002년 월드컵과 JCI대회 때 대구방문 외국인을 안내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려면 앞으로는 저녁시간을 고스란히 반납해야 한다"며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尹柱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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