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g짜리 가스센서 한 개로 세계를 정복한다.'
경찰청에서 전량 수입해 사용하던 음주측정기를 지난 98.99년 두해에 걸쳐 국산으로 대체한데 이어 이 분야 본토인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함으로써 20세기말 각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던 포항의 벤처기업 (주)센텍코리아 유도준(兪都濬.34) 사장.
"언론과 업계에서는 음주측정기의 국산화 성공 및 해외시장 진출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3, 4년 이내에 음주측정기를 비롯한 국내외 모든 가스센서 시장을 석권하는 게 제 목표이고, 목표 달성을 확신합니다"
유 사장은 지난 96년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다 연구원측의 지원으로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사업가로의 변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우려를 표하는 주위 선후배들에게 반드시 성공해 보이겠다며 학교 졸업후 한푼 두푼 모은 전재산 5천만원을 투자, 98년 '센텍코리아'를 창업했다. 연구소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4개월만에 내놓은 첫 작품이 100% 자신의 기술로 만든 음주측정기였다.
엄격한 품질 테스트 과정을 거쳐 첫 상품 880개를 경찰청에 납품했다. 이후 지금까지 모두 1천890개가 들어갔다. 종전 외제 수입품을 대부분 밀어내고 있는 단계다.
"품질은 따지지 않고 국산에 대한 막연한 불신감을 보이는 소비자들의 의식을 바꾸는 게 연구나 시제품 생산보다 더 힘들었다"는 유 사장은 "대부분의 과학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이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선 만큼 국내 수요가들도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사실상의 창업 첫 해였던 지난해 그의 무한한 잠재적 가능성을 더해주는 자그마한 흔적들이 나타났다. 그는 지난 연말 매일신문사와 경북도가 공동 주최한 99 경북중소기업 대상 시상식에서 '벤처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학자에서 기업가로 변신한 벤처기업인이라는 명성을 얻으면서 곳곳에서 강연요청도 받고 있다.
그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 "제 자신도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라는 것과 성공에 대한 확신감을 가져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두번이고 세번이고 부딪히고 연구하다 보면 답은 보이게 마련이거든요"
새 천년을 맞은 유 사장의 다음 목표는 가정용 보일러의 가스 누출 경보기와 산업용 가스 누출 경보기 시장 석권. 이 역시 시장성이 무한한 미국 등 선진국 공략이 목표다. 국내에서는 아직 인식도 부족하고 시장성도 적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100명 가량이 가정용 보일러에서 새 나온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에 질식해 숨진다는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보일러실에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가 법제화돼 있고요"
창업 2년째로 연구와 재품생산.판매를 혼자 도맡아 처리하고 있는 유 사장은 "선진국에서 기술력과 품질경쟁력을 인정받으면 국내 시장은 저절로 개척된다"고 믿고 있다.
올해가 그에게는 평생을 좌우할 경정적인 시기다. 미국에 보내놓은 가정용 가스누출 경보기의 품질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이 일만 잘되면 향후 수년간 매년 300만~400만대는 수출할 수 있다. 또 산업용도 올 상반기 중 포항제철에 독점납품이 예정돼 있다.
"벤처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분야에도 모 대기업이 막대한 연구비와 인력을 투자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업체가 쉽게 뛰어들수 없는 분야라야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죠"
벤처기업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이 말만은 꼭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무관심하게 있다가 돈된다는 말이 들리면 물불 안가리고 뛰어드는 대기업도 문제지만, 기술만 믿고 업권보호를 위한 제반 장치마련을 등한시하는 중소기업인들도 결코 동정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는 것. 박사에서 사장으로 칭호를 바꾼 지 2년여만에 경험으로 터특한 진실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금도 밤낮 가리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학자들과 과학기술에 관심있는 꿈나무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
포항공대 창업보육센터 한쪽 귀퉁이, 사무실과 생산공장을 겸해서 사용하고 있는 20평 남짓한 공간에서 그는 '21세기 세계 최고'의 야심을 키우고 있다.
포항. 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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