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남성·여성복 패션

입력 2000-02-09 14:05:00

두터운 코트 안에 봄이 녹아 든다. 세운 코트깃 속 목덜미에도 봄바람이 스친다.

올 봄 패션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유명 브랜드들은 이미 신상품을 선보였고 대형매장엔 봄옷들이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여성복은 팔레트를 펼쳐놓은 듯한 '총천연색', 남성복은 '고급화한 캐주얼'로 정리할 수 있다. 패션으로 다가오는 봄의 환희를 맞아본다.

◆여성복

파리, 뉴욕, 밀라노의 패션무대에 등장했던 컬러풀한 의상들이 그대로 제품으로 쏟아져 나와 거리를 화려하게 물들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유행을 선도하는 키워드는 색상. 빨강, 파랑, 노랑 등 삼원색에서 진분홍, 보라, 연두, 오렌지, 라임색까지 빛의 광채를 연상시키는 색들이 총동원된다.

'무지개색상', '달콤한 색상', '사탕색상'이라는 통칭에서 알 수 있듯이 따뜻하고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신원의 여성캐주얼 '씨(si)'의 남명숙 디자인실장은 "이러한 색상군은 염색·가공 뿐 아니라 아예 소재 자체에 적용돼 여러가지 색을 섞어 원단이 직조돼 나오고 있다"고 강조한다. 뿐만 아니라 대담한 추상 문양과 꽃무늬까지 곁들여져 화려함을 극대화시키고 있다는 것.

디자이너들은 여러 색상이 한꺼번에 사용된 의상은 연출법도 다양하다고 설명한다. 노랑·흰색·보라 등이 교차되는 스카프는 아이보리색 재킷과 어울리면 여성스럽고 깨끗한 이미지를, 원색 계열의 재킷에 두르면 발랄한 느낌을, 감색 등 진한 상의와 매치시키면 선명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옷을 입을 때는 화장이나 얼굴 표정도 밝게 해 의상과 사람이 겉돌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남성복

조르지오 아르마니 같은 세계 톱디자이너부터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까지 이미 올 봄·여름 컬렉션에서 편안하고 고급스러우며 가벼운 실루엣의 남성복을 선보였다.

디자인 전문가들은 자유로운 전문직 종사자의 증가 등으로 올해는 직장 안과 밖에서 두루 입을 수 있는 캐주얼 정장이 크게 부각될 것으로 내다본다.

전통 정장의 경우 넉넉한 바지통, 여유로운 허리선 등을 특징으로 하는 캐주얼 정장으로 급속히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어깨가 완만하거나 셔츠 소재를 그대로 응용해 활동의 편안함을 최대로 살린 수트까지 나왔다.

색상은 밝은 색이 주조로 연한 회색, 베이지, 푸른빛 회색 등이 주류를 이룬다. 캐주얼한 실루엣으로 옷 자체가 값싸게 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 소재는 세번수, 실크, 천연 면 등의 고급스러운 것들이 인기다.

캐주얼 웨어의 경우 도회적인 느낌의 '타운 캐주얼'이 부각되는 동시에 레저활동의 증가로 정통 레저웨어의 수요가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검정, 흰색, 베이지의 색상 결합이 많아졌으며 푸른색의 기미도 두드러진다. 청바지 소재인 데님의 쓰임새가 후드 점퍼, 면코트, 카디건, 점퍼형 재킷, 9부바지 등으로 늘어난 것도 올 봄의 특징이다.

여성복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온 '시스루(속이 훤하게 비치는 소재)'소재의 남성복용 셔츠나 재킷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李炯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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