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TK 영남신당 갈까

입력 2000-02-08 14:26:00

설을 쇠자마자 대구·경북 지역 자민련 인사들의 활로 찾기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7일 오전엔 박철언 부총재, 박구일 대구시지부장, 채병하(북갑)·김상연(서을)·윤상웅(동을) 위원장 등이 시내 한 음식점에서 2시간여 조찬 모임을 가진데 이어 오후에도 대구 한 호텔에서 지역 자민련 출신 인사들의 친목단체인 '대동회' 회원들인 박세직(구미 갑) 의원과 송인식(성주·고령)·이학원(울진·영양·봉화)위원장 및 최운지 전의원 등이 참석, 향후 진로를 모색했다. 최근 자민련을 탈당한 김한규 전총무처 장관도 회원으로 자리를 같이 했다.

이날 두 모임에서는 지구당위원장의 잇단 탈당 등으로 궤멸 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는 지역 자민련의 처지를 돌아보며 민주당과의 공동정권 지속에 대한 회의감이 주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전 모임에서는 김종필 명예총재에게 당의 정체성과 독자성을 유지하기 위한 지역 자민련의 의견을 모아 박 지부장을 통해 전달하자는 데 까지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곧바로 이같은 의견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의 여러 방안이 논의됐고 정호용 전의원이 추진중인 '영남신당'이 그 유력 대안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박 지부장이 모종의 교감을 시사하며 이를 적극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면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오후 모임에서는 영남신당에 한발짝 더 다가서는 얘기들이 집중 논의됐다. 특히 정 전의원과 긴밀하게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진 최 전의원이 적극성을 보였다는 전언이다. 최 전의원은 심지어 정 전의원과 공동대표를 맡고 창당 등의 소요자금 부분에서의 분담도 언급하며 얘기의 초점을 모아나갔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황들로 미뤄 볼때 오전 모임은 박 지부장이, 오후 모임엔 최 전의원이 화두를 푸는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며 전체 분위기가 무르익도록 상당히 노력한 흔적이 느껴지고 있다.

문제는 명분이다. 오전 모임에서 지역 자민련의 의견을 모아 김 명예총재에게 건의한다는 자체가 탈당을 위한 명분축적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건의안에 대한 당의 결과가 나온 뒤 또 다시 만난다는 약조도 자연 이뤄졌다.가만히 앉아서 고사당할 수 만은 없다는 지역 자민련 인사들의 결단 시점이 점점 다가 오고 있는 듯 하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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