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백혈병 청천벽력'

입력 2000-02-08 14:43:00

대구 중구청 청사관리원으로 일하는 정휘경(54.대구시 북구 침산동)씨는 하나밖에 없는 딸 영이(9.대구 옥산초교 2년)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결혼후 아이를 가지려했으나 여러 차례 유산을 거듭, '자식 복이 없나보다'며 한탄하던 정씨 부부는 정씨가 45살이 되던 해 뒤늦게 영이가 태어나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누렸다.

아빠와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은 영이는 온갖 재롱과 티없이 맑은 모습으로 자라나 정씨 부부에게 세상 시름을 잊게 했으며 어려운 살림이라도 남부럽지않게 훌륭히 키우리라는 생각으로 정씨 부부의 희망 그 자체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 영이가 TV드라마에서나 봤던 불치병인 '백혈병'에 걸렸단 사실을 알고 나서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한 좌절감을 느꼈다.

건강하게 자라던 영이는 지난해 말 몸에 종기가 돋고 열이 나 병원을 찾았으나 별차도가 없어 혈액검사를 한 결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동안 항암치료로 들어간 병원비만 800여만원. 완치를 위해서는 아직도 1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갈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정씨가 받는 월급은 90여만원. 게다가 가진 재산이래야 전세금 1천500만원이 전부여서 전재산을 다 바쳐도 치료비에는 턱없이 모자란 액수라 한숨만 짓고 있다.

정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중구청 공무원들은 1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또 중구청 직원 4명은 혈소판을 제공하겠다며 헌혈을 자처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씨는 감당할 수 없는 치료비 때문에 1년이 넘게 걸린다는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병원 한 번 안갔던 건강한 아이였어요. 꿈이 '판사'여서 저희 부부 힘닿는데까지 열심히 뒷바라지할 생각이었는데" 정씨의 부인 김순분(46)씨는 영이의 병상에서 눈물만 훔치고 있었다. 도움주실분 053)429-1275.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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