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새내기 절반이 여학생

입력 2000-02-08 00:00:00

서울대 의대에 여학생 돌풍이 일고 있다.

지난해까지 30% 선에 머물던 의예과의 여학생 비율이 2000학년도에는 50%에 육박, 과거 남학생들이 거의 독점해 온 의대에 새바람이 불고 있는 것.

8일 서울대에 따르면 올해 의예과 신입생 합격자 173명 가운데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1명 적은 86명으로 49.71%를 차지했고 특히 정시모집에서는 131명중 51.9%인 68명이 여학생이었다.

특차에서는 19명 가운데 9명, 고교장 추천전형에서는 19명중에 6명, 재외국민전형에서는 4명중 3명이 여학생이었다. 의예과 합격자들은 지난 3일까지 마감된 1차합격자 등록기간에 한명도 빠짐없이 등록, 100% 등록률을 기록했다.

서울대 의대는 예상치 못한 사태에 일단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벌써부터 예비 여의사들을 맞기 위한 준비에 분주하고 있다.

의대는 우선 이들이 본과로 진입하는 2년 후에 대비, 턱없이 부족한 여성화장실과 여학생 기숙사 확충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여학생 돌풍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

수능 수리탐구 영역이 쉬워 최상위권 여학생에게 유리했거나 의사직에 대한 남학생들의 선호도가 식은 반면 여학생들의 선호도는 오히려 확대됐다는 등 갖가지 해석이 의대 홈페이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서울대 의대의 한 교수는 "70년대에 여학생이 과에 한두명밖에 없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면서 "당장 수업에는 별다른 차질이 없겠지만 남학생들이 예과와 본과 6년을 마치고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갈 즈음이면 과에 남아있는 수련의 대부분이 여학생이 되는 사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또다른 교수는 "올해를 비롯해 2년연속 여학생이 의대 학생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의대내에서 여학생들의 입지가 확대돼 왔다"면서 "외과나 비뇨기과 등 여학생들이 꺼려왔던 과에도 여학생들이 도전하기를 기대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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