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愛黨心이 공천 기준이라니

입력 2000-02-01 14: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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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공천심사위가 16대총선의 공천기준에 당발전 기여도를 추가로 넣은 것은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불행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 나라에서 정당이 당운영을 자유로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은 정치개혁을 지상과제로 내세운 정당이 아닌가. 그런 점에서 본다면 애당심을 기준에 넣은 것은 가벼이 볼 문제가 아니다.

가령 부패와 애당심이 서로 맞부딪힐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특히 민주당은 총선연대등 시민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낙천.낙선운동을 지지하는 입장이 아닌가. 총선연대등 시민단체들이 내놓은 기준에는 부패가 있다. 그런데 여기에 해당되는 사람이 당발전에는 기여를 했다면 이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구제한다면 민주당은 정치개혁 의지는 없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또 총선연대 등의 낙천.낙선운동을 지지한 것은 제스처일 뿐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가장 낙후된 모습이 바로 보스정치이다. 한사람에 매달리는 정치는 진정한 의미에서는 민주정치도 아닌 것이다. 보스정치에는 민주화 투쟁이나 농경문화 유산등 그럴 수 밖에 없는 역사적 배경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주위의 촉망을 받으면서 정계에 입문한 새피가 얼마안가 곧바로 헌피가 되어 버리는 것도 모두 이 1인지배의 보스정치라는 낡은 틀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이를 고치려고는 하지 않고 여전히 공천기준에 넣는 것은 정치개혁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놓는 것이나 다름없다. 벌써부터 김대중 대통령이 당 발전기여라는 명분을 내세워 일부 인사를 구제하려는 것 아니냐 하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가령 구제의 필요성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가령 공천경합의 정리용으로, 당의 돈줄 역할을 해온 의원에 대한 배려,영입파 의원 구제용 등으로 활용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이름까지 거명되고 있는 중이다.

참으로 이러한 일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 정치개혁을 하려면 지금이 기회이며 때가 왔을때 확실하게 해야 한다. 나는 안하고 남보고만 하라고 하면 누가 하겠는가. 당초 정한대로 당선가능성, 개혁성, 전문성, 기여도, 참신성, 도덕성 등으로 끝났으면 좋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러나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당발전 기여도를 살리면서도 정치개혁도 이루는 묘안을 낼 수도 있고 또 냉정히 판단해서 개혁성을 살릴수도 있다. 그래서 표를 위해 개혁을 버렸다는 비판을 받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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