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남북-동서 850km 150만 인간띠로 잇는다

입력 2000-01-28 14:16:00

한반도를 거대한 인간사슬로 연결할 '화해와 평화를 향한 온겨레 손잡기운동'의 밑그림이 완성됐다.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천도교.유교.민족종교 등 7대 종단과 각 사회단체로 구성된 온겨레손잡기운동본부는 지난해 12월 7일 발족식을 가진 데 이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종 총무원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체적인 개최계획을 발표했다.

정대 상임공동본부장(조계종 총무원장)은 "오는 3월 1일 오후 3시 150만 인파가 손에 손을 잡고 한반도를 남북과 동서로 연결할 것"이라며 "80여년 전 그날처럼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이념-계층-지역-종교간 장벽을 허물고 화해와 평화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온겨레손잡기 구간은 판문점~서울~수원~천안~대전을 잇는 '평화의 휴먼라인'과 목포~광주~전주~대전~대구~부산으로 연결되는 '화해의 휴먼라인'으로 나뉘어지며 전체적으로 '人(인)'을 형상화한다.

제주도는 물론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도 동참할 예정이다. 일본 오사카에서는 민단과 조총련 동포들이 함께 손을 잡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북한지역의 구간도 함께 연결하기 위해 조선종교인협의회와 협의중이며 명예대사로 위촉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북한을 방문할 때 최고지도자 김정일에게 협조를 부탁하기로 약속했다.

김동완 실무공동본부장(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은 "온겨레손잡기운동이 추구하는 정신이나 추진방식이 북한이 내세우는 통일운동의 원칙과 부합해 북한도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판문점에서 신의주까지는 어렵더라도 평양이나 개성까지, 정 안되면 판문점에서 상징적으로 남과 북을 잇는 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사람이 서는 길이를 1m로 계산할 때 총길이 850㎞를 모두 인간띠로 잇기 위해서는 85만명이 필요하다. 온겨레손잡기운동본부는 7대종단과 지방자치단체 등을통해 인원을 동원할 예정이며 초-중-고생 및 대학생이 참여할 경우 봉사점수를 주는방안을 교육청과 협의중이다. 예정대로 모든 구간이 연결되면 인간띠잇기 사상 최고기록을 세우게 된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인터넷 홈페이지(www.peaceline.org)로 접속하거나 각지역사무소로 참가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참가비는 1천원이며 이를 통해 조성된기금은 불우이웃돕기와 평화운동, 북한동포돕기 등에 쓰인다.

이에 앞서 2월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피아니스트 서혜경이 자선연주회 무대를 펼치며 입장권 판매수익금은 전액 온겨레 손잡기 운동본부에 기탁된다. 현대그룹에서도 이번 행사를 위해 60억원 상당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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