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독립축제 대구서 열린다

입력 2000-01-28 00:00:00

'금모으기 운동' 깊은 인상국내 체류 노동자들

조국돕기 모금운동 결심

국내에서 일하는 스리랑카인 노동자들이 설날 대구에서 화합과 친목을 다지는 대규모 축제를 열고 여기서 모은 성금을 스리랑카 동포 돕기에 사용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스리랑카를 사랑하는 청년들의 모임과 대구 사회선교협의회, 대구 외국인노동상담소는 다음달 5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와 국내외 관계자 1천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스리랑카 독립 52주년 축제'를 열기로 했다.

이 행사는 스리랑카 정부군-타밀 반군 간 내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슬람, 불교, 가톨릭, 힌두교 등 종교 갈등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들이 독립기념일(2월4일)을 맞아 화합을 다지고 해외생활의 외로움과 고단함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스리랑카는 지난 1948년 200여년에 걸친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났다.

이날 행사엔 존 세네위라트나 스리랑카 노동부 장관과 로게스와람 주한 대사 등이 참석, 격려를 하고 우팔리 카나가라, 로히 리치, 니보샤 비라지니 등 스리랑카 인기가수의 초청공연에 이어 스리랑카 노동자들의 노래자랑대회가 펼쳐진다.

특히 축제에 참석한 스리랑카 노동자들은 1만~3만원씩을 모금, 타밀 반군과의 내전에서 지체장애자가 된 군인들에게 휠체어, 목발, 의수, 의족 등을 구입해 보내고 학생들에게도 안경 200~300여개를 우송하기로 했다.

스리랑카 노동자 아누빠마(27)씨는 "IMF 사태 때 한국인들이 금모으기 운동을 하는 것을 보고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들도 조국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이 행사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기업체에서 근무 중인 스리랑카 노동자는 갑을, 제일합섬, 염색공단에서 일하는 대구·경북지역 700여명을 포함, 모두 3천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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