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제수품 온통 수입상품

입력 2000-01-28 00:00:00

일부 국내산 둔갑설날을 앞두고 국내산 채소의 작황부진과 어획량 급감으로 공급량이 크게 달려 중국산 등 외국산 채소, 생선류가 설날 제수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안동 등 경북지역 재래시장의 경우 한일어업 협정후 조업수역이 크게 줄고 연안어장도 형성되지 않아 조기 등 제수품목 어류 상당수가 비축량이 바닥난데다 최근 태풍에 따른 조업중단으로 공급이 끊겨 대만, 북한산 어종이 국내산 가격의 절반으로 공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연근해산 참조기의 경우 마리당 10~20만원선까지 폭등해 아예 찾는 사람이 없어 재래시장 조기 대부분이 외국산으로 채워지고 있다.또 국내산 잣의 경우 흉작으로 가격이 1홉(130g)당 지난 해의 두배인 1만원까지 올랐으나 품귀현상으로 시장물량 공급이 아예 끊겼다.

땅콩은 수입업자들이 대부분 물량을 박리다매해 국내산 시장 80% 이상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건고사리, 건호박, 도라지 등도 국내산의 절반에 불과한 가격을 앞세워 설 제수품 시장을 대부분 점유하고 있다.

한편 일부시장의 경우 참깨 고사리 조기 등 수입 농산물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사례들도 늘고 있다.

지난 24일 영주 재래시장에서 70대 할머니 상인으로부터 고사리를 구입한 가정주부 김모(48·영주시 영주2동)씨는 "구입한 물건을 집에 와서 자세히 살펴보니 질이 떨어지는 중국산이었다"고 말했다.

영주시와 농산물 품질관리원은 합동단속반을 편성, 26일부터 제수용품 등 원산지 표시 위반 농산물에 대해 다음달 4일까지 특별단속을 실시키로 했다.

朴東植·鄭敬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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